[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미국 백악관에서 30년 만에 흑인 여성이 대변인 자격으로 브리핑룸 연단에 섰다. 흑인 여성이 백악관 공식 브리핑을 진행한 것은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1년 주디 스미스 전 부대변인 이후 처음이다. 

 

26일(현지시간) 흑인 여성인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에 나섰다. 이날 특별 기회를 얻어 젠 사키 대변인 대신 연단에 오른 장 피에르 부대변인의 브리핑은 약 50분간 계속됐다. 그는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기원 논란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추가조사 지시, 캘리포니아 총기 사고, 예산안 등에 대해 기자들과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았다. 

 

장 피에르 부대변인은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선 소감에 대해 "역사적 의미에 감사한다"며 "개인의 성취라기보단 미국인을 대표해 우리가 함께 이뤄낸 일"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장 피에르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짧은 브리핑을 하거나 백악관 브리핑룸에 다른 참모들과 배석한 적은 있으나 본인이 브리핑을 한 것은 처음이다. 또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선 장 피에르는 공개적으로 동성애 여성임을 밝힌 이가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한 첫 사례로도 기록됐다. 

 

아이티 이민자의 딸인 장 피에르 부대변인은 진보단체인 '무브온'에서 일했다. 2012년에는 버락 오바마 선거캠프를 거쳐 NBC방송과 MSNBC방송의 평론가로 활동했다. 지난해에는 바이든 캠프에 합류해 당시 부통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의 선임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