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미국 경제성장률이 3~4%포인트 올라갈 경우 세계경제가 ‘1%포인트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의 비중만큼,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라갈 뿐만 아니라 글로벌 교역·투자 확대를 통해 다른 국가의 성장제고에도 파급 효과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정책(ARP·American Rescue Plan)이 올해·내년에 집중돼 있어 단기간의 경제 부양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기 호조에 따른 금융 긴축 리스크는 여전히 우려로 남는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올해 1조9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올해 미국 성장률을 2.5~4.0%포인트 높일 전망이다. 특히 3월 중 지급된 재난지원금이 소비로 이어지고, 백신보급 확대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그 효과는 2분기 중 극대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AJP·American Job's Plan 및 AFP·American Family's Plan)와 증세는 올해 하반기 중 법안이 통과돼 2022년부터 집행이 시작될 예정이다.
예산안은 당초 계획(4조 달러)보다 축소될 수 있으나, 관련 지출이 2023년까지 본격화되는 만큼 경기부양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고 봤다.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성장률 저해요소로 꼽히는 증세 계획의 부정적 효과는 제한될 것으로 봤다. 개인소득세율 인상(37%에서 39.6%)·고소득층 자본이득세율 인상(20%에서 39.6%)·탈세조사 강화 등은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되기 때문이다.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성장에 미치는 효과가 분산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올해 1조9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올해 미국 성장률을 2.5~4.0%포인트 높일 전망이다. 출처/한국은행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확대될 경우 미국 경제의 비중만큼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라갈 수 있다. 글로벌 교역 및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여타 국가에도 긍정적 영향이 파급되는 것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미국이 재정을 확대해 경제 성장률이 3~4%포인트 상승할 경우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제는 1.0%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봤다.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반영한 직접 효과는 세계경제성장률에 0.5~0.6%포인트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글로벌 교역·투자 확대 등을 통한 파급효과도 이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소비와 투자가 확대될 경우 교역국 수출이 증가하고 미국 외 국가도 수입수요가 증가하는 연쇄효과가 발생한다. 특히 캐나다, 멕시코 등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긍정적 영향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바이든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 재확인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크게 감소해 기업투자에 대해서도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2017년 세계은행(WB·World Bank)은 미국 정책 불확실성이 10% 감소하면 선진국은 0.4%포인트, 신흥국은 0.2%포인트 성장이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다만, 금융 측면에서는 금리상승, 달러 강세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도 병존한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3월 미국 재정확대가 세계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금융긴축상황으로 이어질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까지는 미국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금융시장 변동성 지수(VIX) 및 신흥국 가산금리도 안정세를 유지하는 등 긍정적 측면이 우세한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의 재정지출 계획은 주요국의 경제활동 재개 시점에서 시행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미국 성장률을 확대시키고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보이나, 대규모 재정지출 및 증세가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