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일본의 코로나19 전문가들이 도교올림픽과 관련해 무관중 개최 등을 제안하려고 했지만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의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책 분과회는 무관중 개최를 요구하거나, 도쿄도의 의료계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현재 감염 확산 상황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발표하려고 준비했지만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과회는 감염 전문가와 지사 등 17명이 소속된 정부의 전문가 회의다. 사무국은 정부 기관인 내각관방이 맡고 있다.
회의는 사전에 중심 회원이 권고 방안을 논의하고 오미 시게루 분과회장 등이 정부와 의견을 조율한다. 하지만 정부의 양해 없이는 분과회를 개최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올림픽 개최를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 발표를 막고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분과회는 올림픽 개최 시 도쿄도의 감염 상황을 4단계별로 분석했다. 두 번째로 심각한 3단계(감염 급증단계)에서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무관중을 포함한 대회의 규모를 최대한 최소화하지 않으면 다시 감염 확대 위험이 있다"고 분과회는 지적했다. 또 가장 심각한 4단계(감염 폭발단계)에서는 대회 '중단'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개최하면 "의료 시스템의 부담이 더욱 심화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분과회 회원들은 이 내용을 공식 발표하는 것으로 검토하고 있었지만, 이달 말쯤 '전문가가 각 단계의 대응을 언급하는 것을 정부가 싫어한다'는 정보를 전달받아 발표를 하지 못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익명의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며 올림픽 개최 중단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수익 악화 방지를 위해 가능한 한 내국인 관중 입장을 허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 28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 선언에서도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고, 입국하는 대회 관계자 수 감소 등 대책을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일본 도쿄 시민들이 도쿄올림픽 홍보 간판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