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본격 시행되면서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6월1일 이전 매물을 처분하지 못한 일부 다주택자들이 다시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물은 13만768건으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달 31일(13만2893건) 대비 2125건(1.6%) 감소했다. 이는 공인중개사가 온라인에 등록한 매물 중 중복 매물을 제외한 수치다.
같은기간 서울은 4만5676건에서 4만5237건으로 439건(1%)의 아파트 매물이 사라졌다. 인천은 1만4027에서 1만3651건으로 376건(2.7%)이, 경기는 7만1880건에서 7만3190건으로 1310건(1.8%)이 각각 줄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권은 종전 4170건에서 4081건으로 89건(2.2%) 줄었다. 감소율로는 서울 전체 25개 자치구 중 4위다. 또 한달과 비교해서는 4523건에서 4081건으로 약 10%(442건) 가까이 줄었다.
앞서 당정은 이달 1일을 기점으로 다주택자 및 단기 거래자에 대한 양도세 인상안을 본격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년 미만을 보유한 주택을 거래할 때 양도세율은 기존 40%에서 70%, 1년 이상 2년 미만을 보유한 주택에 적용되는 세율은 기본세율(6∼45%)에서 60%로 각각 올랐다.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율도 10%포인트씩 올라 앞으로 2주택자와 3주택 이상은 기본 세율에 각각 20%포인트, 30%포인트 중과한다.
이 처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이 크게 늘면서 올 하반기 서울 아파트 매물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최고세율이 최대 75%까지 올라가는데, 여기에 지방세(양도세의 10%)를 더하면 납부 세율은 82.5%가 된다"며 "양도세를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보다 더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매물 잠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매물 부족 현상은 시장의 호가 상승을 부추겨 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이번주(5월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1% 올라 지난해 7·10 대책 이전인 7월 첫째 주(0.11%)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 집값을 이끄는 강남3구 역시 전주(0.16%) 보다 0.02% 포인트 상승한 0.18%를 보였다.
6일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물이 2125건(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 밀집 지역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