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탄소중립 등 환경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각국 정부와 업계가 이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는 정책 미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전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츠가 전기차 EQA 전시장에 구비해 둔 충전 시설 사진/조재훈 기자
17일 시장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총 324만대로 파악된다. 2019년 226만대와 비교해 43% 늘어난 판매량이다. 반면 내연차를 포함한 자동차 총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7% 줄어든 7577만대에 그치면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완성차업체들도 순수 전기차 등 신차를 쏟아내고 있다. 주요 자동차 기업의 계획을 살펴보면 2025년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3870만대에 이르는 전기차를 출시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세계에 운행되는 전기차가 1억2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13만4962대로 2017년과 비교하면 5.5배나 증가했다. 올해 7만5000대가 추가되면 국내 전기차는 21만대에 육박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6만4188기에 불과하다. 단순계산 시 전기차 2대 당 충전기 1기 수준으로 집계되지만 실상은 이 중 절반이 아파트 단지 등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비공용 충전 시설이다.
전기차 차주들이 선호하는 공용 급속충전기는 전국에 7959기 뿐이다. 급속충전 시간이 1대당 최소 30분임을 감안하면 충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기존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소로 전환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민간 사업자는 비용 등 전환에 한계가 있어 정부의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중론을 이룬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별 주유소 사업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속하는 영세사업자로서 수송에너지 전환과 같은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 대응에 한계가 있어 정부·공공부문이 구체적인 지원을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에너지자원특별회계를 활용해 에너지전환기금을 신설하고 주유소의 친환경 신규사업 추진 시 설치비 및 운영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