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 빠진 정유업계…탄소중립 정조준

수소 중심 친환경 에너지 기업화 모색…협업부터 지분투자까지

입력 : 2021-06-18 오전 6:05:43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정유업계가 친환경에 빠졌다. 전 산업에 걸쳐 기업평가에 비재무적 요소인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을 평가하는 ESG 대응이 한창인 만큼, 탄소중립 움직임에 발맞춘 사업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사(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는 수소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포트폴리오 확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그룹 차원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그룹 정체성으로 내건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화학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정 영향을 제로화하는 '그린밸런스 2030'을 핵심 기치로 삼았다. 이미 회사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중심으로 에너지 인프라부터 정보전자소재 등 자회사를 활용한 빠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주유소 사업을 관리하는 SK에너지의 주유소 자산을 매각해 수소 및 전기차 충전소 투자자금으로 활용하거나, SK종합화학이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KEMA)와 손잡고 초소형 전기차용 신소재 개발이 나선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주사인 SK(주) 역시 연초 향후 5년간 약 18조원을 투자, 수소산업 밸류체인 구축 계획을 밝힌 상태다. 
 
서울 국회 수소충전소에서 수소차량이 충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GS칼텍스는 파트너십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여수시와 함께 1000억원을 투자해 여수 동서발전 호남화력발전소 내 유휴부지에 15MW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는다. 약 1000억원을 투자해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해당 시설은 약 5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생산이 가능하다. 앞서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협업해 액화수소 생산 및 공급 MOU를 맺었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현대차와 서울에 수소 충전소를 개설하기도 했다. 
 
내년 국내 증시 상장 재도전을 선언한 현대오일뱅크도 친환경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85%에 달하는 정유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40%대로 축소하고 석유화학과 수소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선 오는 2030년까지 블루수소(화석연료로 수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회수·활용해 만들어진 수소)와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등의 비중에 무게를 싣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국내 최대 액체 탄산 제조업체 신비오케미컬과 충남 대죽 일반산업잔지에서 액체 탄산 생산공장을 갖기도 했다. 신비오케미컬이 내년 상반기까지 8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완공하면, 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수소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공급하는 식이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평가 최고 등급을 받은 S-Oil 역시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핵심으로 한 '비전 2030' 성장전략을 전면에 부각했다. 해당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3월 연료전지 기반 청정 에너지 솔루션 기업 에프씨아이(FCI)와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며,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와 협력을 통해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과 액화수소 생산·유통사업 등을 검토 중이다. 또 서울 시내 복합 수소충전소 도입도 검토 중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탄연료 활용의 중심에 있던 정유사들의 포트폴리오 전환은 각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SK나 현대처럼 그룹차원의 ESG협의체를 구성해 추진 중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요소"라며 "다만 사업 전환을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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