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최근 유가가 치솟으면서 가뜩이나 오른 해상 운임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항만 적체와 이에 따른 선박 부족 현상도 지속하면서 해상 운임 지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4000을 넘길 것이라 전망도 나온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44.43포인트 오른 3748.36을 기록했다. 이는 6주 연속 최고치 경신 기록이다. 현재 운임은 지난해 같은 시기 운임인 988.82와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비싼 수준이다.
특히 미국 동쪽으로 가는 운임은 1FEU(12m 길이 컨테이너 1개)당 전주 대비 360달러 오른 8914를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미국 서쪽 운임은 1FEU당 4716을 기록했다. 유럽 운임은 전주보다 소폭 내렸다. 다만 전년보다는 약 8배 비싼 수준이다.
2009년 1000을 기준으로 시작한 컨테이너선 운임은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2000을 돌파한 뒤 지난 4월 말 3000을 넘겼다.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 가운데 유가까지 치솟으면서 운임은 당분간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2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은 상황으로, 지난 18일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 7월물과 북해 브렌트유 8월물은 전일보다 각각 0.8%, 0.6% 올랐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 16일 배럴당 72.78달러로 2019년 4월 2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컨테이너선 운임이 당분간 고점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HMM
해운사의 경우 유류비가 전체 비용의 15~30%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벙커씨유의 경우 항공유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데다 가격 변동 폭도 크진 않지만 유가가 계속해서 오르면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과 함께 국내 주요 항구인 부산항 적체도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부산항의 약 80%가 찬 상황으로 통상 70%를 넘어서면 항만이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다. 현재 부산항은 선박이 부족해 컨테이너가 테트리스 하듯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3~4단 높이는 기본이고, 한때 6단까지 쌓이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물류가 넘치면서 중국 배들이 한국을 더 이상 거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전에는 중국 선박들이 한국에 들러 남은 공간에 물품을 실었는데 현재는 자국 물량만으로 충분해 한국을 들르지 않고 미국과 유럽 등으로 곧바로 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계약 물량이 커 배 잡기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중소 업체의 경우 피해가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미 고점임에도 이처럼 운임 상승 요인이 많아 당분간 운임은 계속해서 고공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 전문가들은 올 3분기까지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SCFI 운임 지수가 4000대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