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나비가 숨은 어린나무'·'주식어휘사전' 외

입력 : 2021-06-22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1985년 ‘섬진강’ 이래 한국 전통 서정시의 경계를 꾸준히 넓혀 온 김용태 시인의 13번째 작품. 발화자를 특정 대상으로 고정시키지 않은 이번 시집은 실험적이다. 씌어진 단어와 행간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시적 주체뿐 아니라 대상까지 모호한 불특정성으로 그려간다. 이 텅빈 공간에 읽는 이의 기억과 체험을 직접 기입하도록 이끈다. 시는 “모은 생각들을 내다 버리고 서쪽 산에 걸린 뜬 구름”이 된다. 의미를 비움으로써 열리는 무한 가능성에 도달한다.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김용택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저자는 말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닥치는 모멸의 순간들이 있다고. 여성이기 때문에, 어리기 때문에, 직급이 낮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저자는 모멸감을 이겨내 온 소설 주인공들을 마주본다. 양어머니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나는 비뚤어지지 않겠다’ 결심하는 ‘빙점’의 요코와, 아버지가 파산하고 부엌데기로 전락하고서도 ‘속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마음 먹는 ‘소공녀’의 세라를 모델로 삼는다. 스무 권의 책, 스무 명의 주인공을 통해 세상과 마주한다.
 
 
매 순간 흔들려도 매일 우아하게
곽아람 지음|이봄 펴냄
 
27살 영어 한 마디 제대로 못하던 저자는 덜컥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25년 간 CJ,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모토로라를 거쳐 현재 구글 본사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일단 저지르면 수습할 힘이 생긴다’는 삶을 극적으로 이끈 원동력이다. “완벽한 준비가 필요한 일은 많지 않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을 멈추고 방아쇠를 당길 용기다.” 그저 그런 하루를 보냈다고 자책하는 서른 살들에게 전하는 경험론적 말이다.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김은주 지음|메이븐 펴냄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거리두기를 했던 지난해, 짧은 시 한 편이 지구를 돌았다. 시를 읽은 사람들은 자유로운 상상력을 덧입히고 채색해 새로운 예술 형태로 만들어댔다. 아카데미시상식 주제가상을 받은 존 코릴리아노는 음악을 내놨고 미국 국민 성악가 르네 플레밍은 노래를 불렀다. 텍사스 발레단은 무용으로, 전 세계 각국에선 단편영화까지 만들어졌다. 세계에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시가 그림책으로 나왔다. 한국어판에는 수녀 이해인이 추천사를 썼다.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습니다
키티 오메라 글|스테파노 디 크리스토파로, 폴 페레다 그림|스테이블 펴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식시장이 과열되면서 너도 나도 몰려들고 있지만 ‘제대로 알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 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저자는 “기초적인 주식 어휘부터 알아야 맥락을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시간 외 거래, 익절과 손절, 섹터, 양봉과 음봉, 도지(도찌), 공매도, 박스권, 세력선, 설거지, RSI… 저자는 “주식투자는 도박”이라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한다. 주식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에는 그 기초 지식부터 알고 돌입해야 승산이 있다.
 
 
주식어휘사전
황족 지음|메이트북스 펴냄
 
그리스로마 신화는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사랑과 배신, 아름다움과 추악함, 축복과 저주, 환희와 고독, 삶과 죽음과 같은 희로애락은 오늘날 현대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다. 책은 복잡한 신화읽기를 단순화 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여인들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정리해 엮었다. 수세기에 걸쳐 회화, 조각, 시, 소설, 희곡, 건축, 패션 등 문화 예술 전반에 왜 그리스 신화가 영감이 되는지, 왜 인류 문화의 보고로 불리는지 살펴준다.
 
 
신화 속 여인들
차기태 지음|필맥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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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