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지주사-지방은행 병행 매각(종합)

입력 : 2010-07-30 오후 6:16:00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지난 2001년 출범한 국내 최초 금융지주회사인 우리금융(053000)지주의 민영화 방안이 확정됐다.
 
최대 이슈였던 자회사 매각방안과 관련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은 분리매각하되 우리금융지주와 병행 매각하기로 했고, 우리투자증권(005940)은 분리하지 않기로 했다.
 
◇ 공자위,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 조기 민영화
 
30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매각소위와 전체회의를 열고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민상기 공자위 민간 위원장은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고 신속하게 민영화를 마무리 짓되 국내 금융산업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개경쟁입찰을 실시하고 올해안에 우선협상대상을 최종 선정하는 2단계 입찰방식으로 진행해 1년안에 민영화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 경남·광주은행 분리 병행 매각..우리證 미분리
 
공자위는 우리금융의 정부 지분 56.97% 중 일정 수준 이상을 매각하거나 지주회사간 합병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민영화 이슈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자회사 분리매각 방안에 대해서는 지방은행은 분리 매각하되 우리금융지주와 병행매각 하기로 원칙을 정했다.
 
지방은행은 전산 미통합과 지역밀착영업 등으로 지주사의 시너지가 낮아 분리 매각이 매각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대신 지방은행을 우선매각하고 지주사를 매각하는 순차매각은 지주사 매각 일정이 지연될 우려가 있어 동시에 매각 절차를 진행하는 병행 매각 방식을 채택했다.
 
최상목 공자위 사무국장은 "지방은행 분리 병행 매각 방식을 선택했지만 입찰과 심사과정에서 다 사겠다는 인수자가 있으면 분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칙은 지방은행 분리 병행 매각이지만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묶어서 팔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분리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지주사와의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시장상황이 변화하거나 입찰자의 아이디어가 괜찮을 경우 분리매각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우리금융, 민영화 속도낸다
 
조기 민영화 원칙에 따라 우리금융의 민영화 일정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공자위는 8월초 매각주관사 선정 공고를 내고 보통 40일 걸리는 매각주관사 선정을 20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매도자 실사와 최종 입찰 대상자 선정 등이 보통 한달 보름 정도 소요돼 최종 입찰 대상자 선정까지 5~6개월이 소요되지만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해 올해안에는 최종입찰대상(Short List)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최종 제안서를 접수하고 1분기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서 상반기내 민영화 일정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 우리금융, 차기 주인은 누구?
 
이날 발표된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분리 매각이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병행 매각으로 진행돼 민영화 일정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점 정도가 새롭게 제시됐다.
 
이에 시장은 우리금융의 차기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시장에 제기된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힘을 얻고 있는 것은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우리금융지주 인수합병론이다.
 
하나금융은 총자산 196조원으로 1~3위 금융지주사가 300조원대인 것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따라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을 인수해 몸집불리기가 절실하다.
 
여기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M&A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것, 또 이명박 대통령과 대학 동기(고대 경영학과 61학번)라는 점 등도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KB금융(105560)은 일단 뒤로 한발 물러선 상태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내부 사정을 보고 받은 후 "앞으로 2년간 M&A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또 이날 KB금융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인규 부사장도 우리금융 M&A에 대해 "현재로선 조직을 추스리고 경영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해 참여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KB금융을 꼽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어 회장이 국가브랜드위원장 시절 세계 50위권 규모의 은행이 탄생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해 왔던 터이기 때문이다.
 
아직 금융권에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안 발표로 금융권 M&A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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