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이영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중랑1)이 서울시 자가검사키트의 성급한 도입으로 인한 행정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17일부터 콜센터와 물류센터에 자가검사키트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계약서를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자가검사키트의 계약은 5월25일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다. 계약일 이전에 이미 납품이 이루어져 왔다는 것이다.
또한, 시범사업을 위해서 서울시는 재난관리기금을 예산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재난관리기금의 활용을 위해 5월16일 심의를 신청한 후, 재난관리기금 운용계획 심의를 5월 18일부터 진행했다.
재난관리기금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긴급한 경우 사후에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할 수는 있으나 자가검사키트의 도입이 긴급한 사유였는가에 대해 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도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서울시는 자가검사키트를 콜센터, 물류센터 등에 보급하였으며 기숙사형 학교에도 보급해 학생들이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난 21일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는 서울시가 보급한 자가검사키트의 사용설명서에는 18세 미만에게는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있어 청소년들이 자가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이외에도 자가검사키트의 사용설명서를 살펴보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만 사용하도록 돼 있어 무증상자를 비롯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가검사키트를 통한 검사를 실시하는 것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도 남아있다.
자가검사키트는 당초 서울형 상생방역에서 활용될 수단으로써 기대됐으나, 실제 시범사업을 통해 확진된 사례는 12만5000여건 가운데 단 3건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서울시가 총 9억8000여만원을 투입했으나 행정절차상 문제로 인해 실질적인 방역성과보다 전시행정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