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법안 속도낸다)미·프·독 군성범죄 조사 '독립성' 철저 보장

미 '성폭력예방대응군', 프 '테미스'…독일은 국방감독관이 매년 국회에 보고

입력 : 2021-06-2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군대 내 성범죄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각국은 국방부와의 독립성 보장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은 군내 성범죄 기소 권한을 지휘관에게서 분리한 '성폭력예방대응국(SAPRO)'을 운영한다. 프랑스는 퇴역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한 조사 기구 '테미스(Themis)'를 뒀다. 독일은 수사와 기소를 일반검사가 담당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국방감독관이 자체 조사 후 국회와 대응책을 마련한다.  
 
24일 군인권단체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미국은 2005년부터 성폭력 대응 관련 정책을 총괄담당하는 독립적인 컨트롤타워로 성폭력예방대응국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에 설치된 성폭력예방대응국은 군대 내 성폭력 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감독하는 역할부터 피해자 지원 업무를 총괄한다.  
 
 
성폭력예방대응국의 특징은 독립성이다. 신고가 들어오면 지휘관에게 알리지 않은 채 사건을 처리한다. 군내 성범죄 기소 권한을 지휘관에게서 분리했기 때문이다. 성폭력 피해자를 피해 발생 시점부터 최종 판결까지 전담해서 지원한다. 
 
프랑스 정부는 국방부 내 독립적인 조사 기구인 테미스를 설치해 성범죄 근절을 노력하고 있다. 테미스는 성범죄 피해를 접수하고 사건 조사와 함께 피해자들이 정상적인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테미스의 특징은 군 내부 위계질서에 영향을 받지 않는 퇴역군인이나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민간인 여성을 참여시켜 독립적인 조사와 지원을 한다는 점이다. 이는 테미스가 군대 내 기구지만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낸 고안이다. 
 
독일은 군검찰 조직이 아예 없다. 군 범죄라도 수사와 기소는 민간법원의 일반검사가 담당한다. 군 관련 성범죄도 마찬가지다. 군 내부의 명령체계와 독립돼 국방부로부터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또 매년 독일 연방군 내 국방감독관이 성폭력 사례를 독립적으로 파악해 국회에 보고한다. 이후 국회가 대책마련 법과 제도를 만드는 수순이다. 
 
이같은 해외기구들은 국내 군검찰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해외 기구들은 군 내부 체계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해 사건 처리를 하는 반면 국내 군검찰은 지휘관으로부터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지휘관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진실규명보다는 사건의 은폐나 축소를 지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24일 군대 내 성범죄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각국은 국방부로의 독립성 보장에 방점을 찍었다. 사진은 정차 중인 미군 장갑차의 모습. 해당 사진의 군인들은 군 성범죄와 관련이 없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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