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국가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방역 규제 완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달부터 시행하는 해외입국자 격리면제 대상 백신에 중국산 백신 2종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입국자는 격리면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산 백신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객관적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승인한 백신을 차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오는 7월1일부터는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가 격리 면제를 신청하는 경우 중요사업상 목적, 학술 공익적 목적, 인도적 목적 등 현재 변이 미발생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격리를 면제하기로 했다.
예방접종 완료로 인정하는 백신에는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 모더나, 약센 등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백신 외에도 WHO가 긴급승인한 백신도 포함됐다. WHO가 긴급승인한 백신은 화이자, 얀센,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AZ), 코비쉴드(AZ-인도혈청연구소), 시노팜, 시노벡 등이다. 이중 시노팜과 시노벡은 중국산 백신이다.
지난 5월26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려는 시민들이 백신 접종소로 사용되는 버스 밖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최근 중국산 백신을 집중적으로 접종한 국가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해외 입국 격리 면제 혜택을 제공해도 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몽골과 바레인, 칠레, 세이셸에서 최근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중국산 코로나19 백신 2종을 격리면제 대상 백신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곳에서만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백신을 접종한 곳에서도 확진자 증가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을 전반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도 중국산 백신 예방접종 효능 논란에 대해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 결론을 내릴 만한 충분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중국산 백신 접종 관련) 데이터가 2~3개 국가 정도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중국산 백신 때문이라고 하기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과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도 WHO로부터 승인을 받은 백신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충분한 데이터 없이) 중국산 백신을 격리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식의 접근은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월9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의 공공병원에서 한 의사가 중국산 시노팜 백신을 의료진에 접종하기 전 백신을 보여주고 있다. 페루는 지난 2월7일 밤 시노팜 백신이 도착해 같은 달 9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