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컨테이너선 운임이 7주 연속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유럽과 호주·뉴질랜드로 가는 운임이 크게 오른 가운데 미국 운임은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둔화했다.
25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에 따르면 이번주 운임은 전주보다 37.04 오른 3785.4를 기록했다. 2009년 1000을 기준으로 집계를 시작한 SCFI 지수는 컨테이너선 주요 15개 항로 운임을 종합해 한국시간으로 매주 금요일 발표한다. SCFI는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2000을 돌파했고 이어 4월 말 3000을 넘겼다.
이번주 상승폭이 가장 큰 구간은 아시아~호주·뉴질랜드다. 1TEU(6m 길이 컨테이너)당 운임은 전주보다 198달러 오른 2593달러를 기록했다.
유럽과 지중해 노선도 상승세가 지속했다. 유럽 운임은 전주 대비 128달러 오른 6479달러, 지중해는 122달러 비싼 6514달러로 나타났다.
미국 운임은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주춤했다. 미국 동쪽 운임은 1FEU(12m 길이 컨테이너)당 30달러 오른 8944달러를 기록했고 서쪽은 전주와 같은 4716달러에 머물렀다. 남미 운임은 1TEU당 전주 대비 83달러 오른 9380달러다.
이번주 컨테이너선 운임이 7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HMM
컨테이너선 운임이 계속해서 오르는 건 경기 회복에 따라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는 지속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중국의 주요 항구인 광둥성 옌텐항이 폐쇄되면서 세계 해상 물류 시장에 어려움을 더했다. 광둥성 당국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지난 5월 선적 처리를 제한했고 이로 인해 항구에는 전 세계에서 온 수십만개의 컨테이너가 쌓인 상태다. 옌텐항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수출 물량의 25%를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당국은 순차적으로 운영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지난 3월 파나마 국적 선박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하면서 물길을 막아 다른 선박 스케줄까지 줄줄이 지연시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
컨테이너선 운임과 함께 석탄, 곡물, 철광석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선(건화물선) 운임도 치솟고 있다.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전날 3175를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82.68%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운임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수출 기업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정부와 무역협회 등이 나서 임시 선박을 지속해서 배치하고 있지만 넘치는 물량을 감당하긴 벅찬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는 선박을 확보하지 못하자 오는 27일까지 3일간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중소기업들도 급등한 물류비를 감당하지 못해 수출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