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하빈기에도 코스피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주목해야 할 주도주를 찾는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대다수 섹터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기계·건설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서 내놓은 하반기 산업전망 보고서들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경기 회복기에서 호황기으로 넘어가는 구간을 맞이하면서 섹터 전반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 에너지, 소재, 산업재, 금융 등 가치주 섹터들이 먼저 두각을 나타낸 데 이어 하반기엔 반도체·IT, 자동차 등 경기소비재, 소재, 커뮤니케이션 등 이익 성장성이 다시 부각되며 로테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대선 이슈를 앞두고 기계·건설 섹터도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왕의 귀환? 반도체, 하반기 주도주로 돌아올 것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반도체 대형주들이 하반기 증시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운드리 투자 증가에 D램 투자까지 가세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종의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업체들의 예상 주가 고점은 올해 4분기 경이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를 지배했던 비메모리 공급 부족이 완화되고 2분기부터 서버 수요가 추세적으로 증가하며 메모리 상승 싸이클에 대한 확신이 강해질 것"이라며 "업황 고점은 내년 1분기, 주가 고점은 올해 4분기 경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역시 "올해 서버, 네트워크 업체의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2022년 최대 실적을 예상한다"고 했다.
최선호주로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꼽힌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2018년 최고 수준에 근접해있으며 올해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버 설비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요 증가로 메모리·비메모리 불문하고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확대로 반도체 부문 경쟁력이 이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 선순환 싸이클 시작…글로벌 이연 수요 본격화
자동차의 경우 지난 수년간 누적돼온 글로벌 이연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선순환 싸이클이 도래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약 8530만대로 전년 대비 10% 증가할 전망이다. 증권사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수급 이슈 등 일부 변수가 존재하지만 글로벌 이연 수요 표출 등을 고려할 때 수요 회복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그간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 과정에서 뒤쳐졌던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플랫폼을 도입하는 등 대응능력을 높여가고 있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신사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하는 업체의 경우 중장기 지속가능 기업으로서의 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적용한 신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했으며 2025년까지 미래 기술에 약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장기 상승 추세로 전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차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건설 경기 회복세에 기계·건설 '활짝'…대선 이슈까지 합세
다가오는 대선 이슈를 두고 주목해야 하는 섹터도 있다. 대규모 토목공사 및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섹터, 항만·조선·원전 등이 거론되는데, 이 산업들의 전방에 있는 기계·건설에 주목해볼 만 하다. 여야 가리지 않고 주택 공급 확대 관련 공약 및 정책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점도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에는 서울시의 정비 사업 정책들이 추가로 발표되고, 내년 있을 대선을 위해 주요 후보자들이 정비 사업 및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러 공약을 내세울 확률이 높다"며 "수년간 지체된 정비사업이 주요 대선 후보자들의 언급에 의해 구체화된다면 건설업 전반의 긍정적인 주가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간 국내 주택시장의 성장성은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인해 낮게 판단됐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밸류도 낮은 상태를 유지한 측면이 있다.
건설기계 섹터의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NH투자증권은 "여야 모두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지지하고 있어 주택건설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승강기 수요도 이전 대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 건설기계 및 플랜트 기자재 수요를 견인할 것이란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