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2013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개정안 시행 전 미성년자 성범죄자에 대해서도 공소시효 특례조항을 소급 적용하도록 한 부칙 3조 등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A씨가 성폭력처벌법 부칙 3조 등이 범죄행위 성립 후 (당해) 공소시효 기산점(기간의 계산이 시작되는 점)을 불특정기간 동안 소급·연장한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헌법상 형벌불소급의 원칙은 ‘행위의 가벌성’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소추 가능성에만 연관될 뿐이고 가벌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소시효에 관한 규정은 원칙적으로 그 효력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심판대상 조항은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제추행 등이 갖는 범죄의 중대성,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 범죄의 특수성 등을 고려했을 때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씨는 2001년에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수차례 추행한 혐의로 16년 뒤인 2017년 11월 기소됐다. 구 형사소송법에 따라 A씨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각 7년이었으나 2010년 4월 성폭력처벌법이 제정되고, 2013년 6월부터 해당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가능했다.
개정 성폭력처벌법 21조 3항(기존 20조 1항)에 따르면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한 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여기에 해당법 부칙 3조는 개정안 시행 전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미성년자 강제추행 사건도 21조 개정 규정을 소급 적용하도록 규정했다.
1심 재판부는 A씨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고, 항소심도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A씨의 상고를 기각해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성폭력처벌법 부칙 3조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신청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이 모두 기각되자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