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산타클로스, 유증 앞두고 이상급등…거래소 “투자주의”

단일 계좌 통한 대량 매매 확인…유증·CB 물량, 발행주식 2배 달해…유증 통해 리조트 신사업 추진

입력 : 2021-07-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대규모 유증을 한 달여 앞둔 스튜디오산타클로스(204630)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이상 거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지난 3년간 총 8회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전력이 있어 최근 주가 급등과 관련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 로고.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지난 29일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됐다. 투자주의 종목 지정은 단일계좌에서의 대량매매와 주가 급등이 원인이 됐다.
 
이번 거래소의 투자주의 종목지정은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지난 24일 608억4000만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 기일은 8월 3~4일이다.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이후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주가는 이상급등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상증자 공시 전 20거래일간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일평균 거래량은 24만5000주에 불과했으나, 지난 28일 거래량은 905만5000주로 3596% 급등했다. 특히 이날 105만2829주가 단일계좌를 통해 거래됐는데, 당일 거래량의 8분의 1가량이 한 계좌에서 거래된 셈이다.
 
거래량이 급격히 늘면서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주가도 급등했다. 24일 유상증자 공시가 나온 이후 25일 주가가 5.78%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으나 28일과 29일 각각 19.22%, 12.52% 오른 데 이어 이날 3.20% 올랐다. 지난 28일부터 3거래일간 주가는 138.45% 급등했다.
 
유상증자를 한 달여 앞두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현재 주가는 유상증자 전환가 대비 2배가량 높아졌다. 발행가 산정일(16~18일) 기준 2400원 수준이던 주가는 이미 3000원 선을 넘어섰다. 유상증자 할인율 30%를 고려한 발행가는 1690원이다.
 
유상증자로 신주 상장될 주식 수는 총 3600만주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발행주식총수(2945만주)대비 122%에 해당하는 주식이 발행된다.
 
현재 주가가 발행가액 대비 두 배가량 높은 만큼, 발행된 신주 물량이 일시에 출회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시장에 즉시 출회가 되지 않더라도 대규모 유상증자가 진행되는 만큼 최대주주를 비롯한 기존주주들의 지분 가치 희석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이날 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 계획도 공시하면서 추가 지분 가치 희석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식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악재로 작용하곤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연이어 진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의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특정계좌를 통한 대량 매매와 주가 급등이 있었던 만큼, 유상증자 청약 납입일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무악화·유동성 위기…신주 발행 많아 주식 가치 희석 우려
 
스튜디오산타클로스가 대규모 유상증자와 함께 전환사채(CB) 발행을 이어오고 있지만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유동성 확보와 신사업 추진 등을 위해 잦은 자금조달을 진행한 만큼 부채 상환에 따른 유동성 악화 위험도 남아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회사는 그간 유상증자와 CB발행을 통해 지속해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지난 2019~2020년 각각 80억원 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번 1분기에도 5억원의 업업손실을 시현했다. 지속한 영업손실로 2019년 170억원이던 결손금은 올해 1분기 317억원까지 늘었다.
 
유동성 악화에 2020년 유상증자와 4회차 CB 발행을 통해 61억원을 조달했고, 올해는 5~8회차 CB발행을 통해 342억원을 조달했다.
 
잦은 CB발행으로 오버행(잠재적물량부담) 이슈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 미상환된 CB만 402억원 규모로 1814만주 가량이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달 공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와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될 신주(3784만주)를 더할 경우 내년까지 발행될 수 있는 신주수는 총 5598만주다. 현재까지 스튜디오산타가 발행한 주식의 총수(2945만주) 대비 190%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번 608억4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의 경우 현재 주가(종가기준 3385원)가 발행가(1690원) 대비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현주가를 유지할 경우 신주 발행과 동시에 일시에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높다.
 
CB의 경우 대부분 물량의 전환가액 조정 한도가 액면가인 100원으로 설정됐다. 향후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에 따라 전환가액이 하락할 경우 전환가능 물량은 더욱더 증가할 수 있는 셈이다.
 
잦은 자금조달로 향후 높은 금융비용 지출 및 원리금 상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은 타법인 취득과 드라마 제작 비용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제주도에 종속회사 ‘산타클로스 빌리지’를 설립할 계획이며, 드라마 제작 등에 420억원을 투자한다. 이밖에 CB 이자 비용으로 약 13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본업 위기에도 신사업 추진 이유는 매출편중 개선?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신사업 투자를 위한 타법인 취득 및 드라마 제작 등의 운영비로 활용할 계획이다. 제주도에 종속회사 ‘산타클로스 빌리지’를 설립에 107억원을 황용할 계획이며, 드라마 제작 등에 420억원을 투자한다. 이밖에 CB 이자 비용으로 약 13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스튜디오산타의 매출은 대부분 매니지먼트 사업부에 집중됐는데,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들 인기 아티스트와의 계약은 보통 수익의 80~90%를 아티스트가 가져간다.
 
스튜디오산타는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회사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제주도에 산타클로스빌리지를 설립하고 계열회사간 시너지 및 기존사업과 연관성을 확보한다. 앞서 스튜디오산타는 종속회사인 산타클로스빌리지를 통해 제주캐슬마운틴으로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부근 캐슬마운틴리조트를 취득했다. 회사는 해당 리조트의 리모델링을 통해 드라마 촬영장소를 겸할 수 있는 제주도의 핫플레이스,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스튜디오산타 관계자는 “산타클로스빌리지는 내년 7월 완공예정”이라며 “산타클로스빌리지의 객실판매, 대관료 및 케이터링 서비스, 각종 야외 행사 주관 등으로 이익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튜디오산타클로스는 배우 김윤석, 김민준, 수애, 한채영 등 50여명의 배우가 소속된 연예 매니지먼트 기업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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