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사회주의에서 찍는다면 이런 느낌일지 모른다. 소설 배경은 1980년대의 폴란드. 동성애에 관한 시선과 굴레가 자유롭지 않은 체제 아래 주인공 루드비크는 사랑하는 대상을 통해 자유를 갈망한다. “네가 내 마음 속에 너무 오래 있었으니까. 내가 비행기에 올라타고 두꺼운 구름을 층층이 뚫고 날아가 바다를 건넌 그날부터” 작가는 어린 시절 폴란드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영국 가디언 ‘2019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
토마시 예드로프스키 지음|백지민 옮김|푸른숲 펴냄
‘82년생 김지영’이 1982년생을 중심으로 한 여성 서사였다면 이 책은 여든 살 노인부터 열세 살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이 대의 여성들의 경험을 엮은 서사다. ‘여자아이는 자라서’, ‘가출’ 등 총 8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작품들은 가스라이팅, 몰래카메라, 돌봄 노동, 가부장제, 노년 여성의 삶 등 우리 시대 삶의 문제들을 꿰뚫는다. 마지막에는 코로나19를 배경으로 무너진 일상과 교육, 보살핌 공백에 방치된 초등학생들에 관한 단편을 담았다.
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민음사 펴냄
애플이 2014년 명절 시즌 선보인 광고 속 주인공은 한 사춘기 소년이었다. 가족 모임 내내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리는 소년의 모습을 확대해보니 가족끼리 보내는 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 핸드폰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한 이 영상으로 애플은 에미상 최고 광고상을 수상한다. 책은 이 외에도 껌의 사회적 가치에 집중한 엑스트라, 창업 사연을 들려줌으로써 투자를 끌어낸 에어비엔비 같은 사례를 통해 브랜딩의 중요성을 살펴준다. 스토리텔링이 마케팅의 핵심 자산임을 역설한다.
스토리의 과학
칸드라 홀 지음|이지연 옮김|윌북 펴냄
책 표지 데이비드 호크니 그림부터 시원한 맛이 있다. 여름철 수영장으로 ‘풍덩!’ 뛰어들듯. 저자는 세상에는 두 개의 세계가 있다고 말한다. “물 밖의 세계와 물 안의 세계” 물 안의 세계는 현실로부터 잠시 떨어지는 것이다. 호크니를 비롯 수많은 화가들은 몸과 마음이 지칠 때 수영장을 찾아 나섰다.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폴 세잔…. 책은 수영과 휴식이란 주제로 총 100여 점의 회화를 마주한다. 현실이 견디기 힘들 때 “풍덩, 뛰어들라” 권한다.
풍덩!
우지현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미국 9.11 추모 공원, 기념관은 ‘빈자리’와 ‘부재의 풍경’으로 비극적 역사를 기억하게 한다. 중국 난징 대학살 기념관은 건축물 재료나 입면, 설계 구성에 날카롭고 불편한 형태를 차용함으로써 공간이 지닌 진실과 슬픔의 무게를 표현하고 있다. 책은 현재 건축가로 활동 중인 저자가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보고 들은 공간들에 대한 증언이다. 저자는 완전한 공간 설계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일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건축가의 도시
이규빈 지음|샘터 펴냄
역사학자인 저자는 동서양 균형 잡힌 시각 속에서 세계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책이 중국의 춘추 전국 시대와 쑨원으로 시작하는 이유다. 시간 순서 별로 전개하는 기존의 다른 역사서들과도 다른 흐름을 취한다. 월요일은 동양사, 화요일은 인물, 수요일 서양사, 목요일 예술사, 금요일 문명사 등 날짜 별 주제를 설정해 설명한다. 인류 문명 시작부터 제 3세계 현대사까지 꼭 기억해야 할 역사적 큰 사건들 365가지를 살펴준다.
1페이지 세계사 365
심용환 지음|빅피시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