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 인상 시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우유값 인상률이 두 자릿수 대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유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내달 1일부터 우유 원유 가격을 리터당 기존 926원에서 21원 오른 947원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인상률은 2.3%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7월 한국유가공협회와 낙농가는 올해 8월 1일부터 원유 기본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3년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를 통해 원유 값을 정한다. 원유가격연동제는 낙농가에서 생산한 원유 가격의 증감을 우유업체의 생산 우유 값에 반영하는 제도다.
원유 가격은 매년 5월 통계청이 발표하는 우유 생산비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 이상일 경우 그 해 가격에 즉각 반영하고 미만일 경우 한 해 동안 가격 조정을 유예한다. 다만 지난해에는 원유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으나 코로나19 영향 등을 반영해 인상 시기를 한 해 미뤘다.
문제는 원유 가격의 인상 폭이다. 내달부터 반영되는 원유 가격 인상분은 21원이다. 이는 3년 전인 2018년 인상분(4원) 대비 무려 5배 높다. 2018년 당시 원유 가격이 4원 오르자 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 소비자 가격을 3.6~4.5% 가량 인상한 바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관계자가 우유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 원유 가격이 5배 오른 만큼 우유 소비자 가격의 인상률도 두 자릿수 대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 가격 인상률에는 원유 가격 인상분 외에도 물류비, 인건비 등의 인상분도 반영되기 때문에 두 자릿수 인상률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최근 잇달아 가격을 올린 식품업체들에 따르면 인건비, 물류비 등 제반 비용 상승을 가격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우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우유를 원료로 하는 빵, 과자, 치즈, 아이스크림, 커피 등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당시에도 우유 가격이 오르자 커피전문점, 제빵 외식 프랜차이즈 등도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다.
한편 유업계는 우유 가격 인상률을 저울질 하는 한편 경쟁사 인상 여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 업계 1위 서울우유는 우유 소비자 가격 인상을 현재 검토 중이다.
다만 인상률 등 구체적인 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003920)과
매일유업(267980)의 경우 가격인상에 대해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인상할 경우 줄줄이 따라 올릴 가능성도 크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게 맞으나 인상률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