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 의혹 사건에서 배제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에 대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는 자리에서 윤석열 전 총장 관련 사건에 대한 김오수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복구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의견을 좀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특정한 인물에 대한 지휘 배제가 아니고, 수사의 자율성이나 책임성 측면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맡긴다는 기조하에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바나컨텐츠 관련 협찬금 명목의 금품수수 사건, 도이치모터스 관련 주가 조작과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 특혜 의혹 사건 등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된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가 수사하고 있으나, 검찰총장의 지휘가 배제된 상황이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본인, 가족과 측근이 연루된 사건들은 검사윤리강령과 검찰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회피해야 할 사건"이라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대검찰청 등 상급자의 지휘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후 그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조처하라"고 윤 전 총장에게 수사지휘를 내렸다.
박 장관은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현직 검사 사건에 대해서는 "보면 볼수록 내용이 좋지 않고 국민적 관심사가 굉장히 커 일단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기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혀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수산업자 김모씨에게 금품을 수수한 의혹과 관련해 이모 부부장검사와 윤 전 총장 대변인 출신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종합편성채널 앵커 A씨, 경북 포항시 경찰서장 B총경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박 장관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출국금지 사건으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이 유출된 의혹에 대한 대검찰청의 신속한 감찰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공소장 유출 건에 대해선 감찰이 신속하게 진행이 되는 것 같지 않다"며 "공수처에서도 수사를 하고 있는 사안인데, 막바지 단계라고 알고 있다. 대검에서 스스로 빨리 결론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지난 5월 이 고검장에 대한 범죄사실 전체가 당사자 측에 송달도 되기 전에 그대로 불법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대검에 진상을 조사하도록 지시했고, 현재 대검 감찰1과, 감찰3과, 정보통신과가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 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성명 불상의 현직 검사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2021년 공제4호'로 등록해 수사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