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소2' 출시 앞두고 조급해진 엔씨, '린저씨' 마음 다시 흔들까

4년간 1위 지켜온 리니지형제…'오딘' 등장에 선두 뺏겨
대규모 업데이트와 이벤트성 쿠폰으로 반격나서
기대작 '블소2' 출시일정 놓고 내부 고심중

입력 : 2021-07-11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굳건한 매출 캐시카우(주요 수익원)였던 ‘리니지 형제’의 매출 감소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출시한 '트릭스터M'도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본래 3분기로 예정됐던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의 출시 일정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기준으로 '리니지M'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에서 '리니지2M'은 3위이며, 1위는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차지했다. 지난달 29일 출시된 오딘은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고, 지난 2일 구글플레이에서도 리니지 시리즈를 모두 제치고 1위에 올라 현재까지 최고 매출 순위를 유지 중이다. 4위는 넷마블의 신작 ‘제2의 나라’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 여섯 번째 에피소드 '더 엘모어' 업데이트 소개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지난 4년간 꾸준히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1, 2위를 유지하며 엔씨소프트의 자존심을 높여준 효자 게임이었다. 특히 ‘리니지M'은 지난 2017년 6월 출시 후 매출 순위 정상에 올라 매출 1위 자리를 하루 이상 다른 게임사에게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보면 리니지 형제들의 존재감이 서서히 약해지고 있다. 비슷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의 카카오게임즈 '오딘'에 1위 자리를 일주일 넘게 뺏기기도 했다. 
 
이에 최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4주년을 맞아 신규 클래스 ‘사신’과 신규 영지 ‘엘모어’ 등을 포함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며 반격에 나섰다. 엔씨는 이번 업데이트에 새롭게 도약한다는 의미를 담은 '스텝 포워드'라는 표어를 내걸고 지난 6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았다. ‘사신’은 강력한 양손무기 ‘사이드(낫)’를 사용하는 캐릭터고, 신규 영지 ‘엘모어’는 리니지 시리즈 지식재산권(IP)에 20여 년만에 추가됐다. 게다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영어 약칭 이름을 딴 TJ 쿠폰 8종까지 다양한 보상 이벤트를 풍성하게 마련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리니지 게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이례적인 이벤트로 평가된다. 이는 ‘리니지M'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기존과 다른 게임 경험을 이끌어 충성고객을 다시 확보하고, 신규 수요 창출까지 노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리니지 게임은 과금구조 문제를 줄곧 지적 받아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린저씨(리니지를 즐기는 아저씨의 줄임말)' 등 충성고객의 지지로 최고 매출을 이어왔었다. 그러나 올해 초를 기점으로 운영과 보상 정책을 놓고 이용자들의 불만이 급증했다. 지난 1월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게임 서버의 시간을 특정 시점으로 되돌리는 것)'과 관련해 이용자들과 갈등을 빚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당시 일부 이용자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이며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 이는 결국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리니지M' 매출은 지난해 4분기 21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1726억원으로 줄었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29.9%, 76.5% 급감한 5125억원, 56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출시 예정인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올해 중요한 과제는 급감한 리니지 형제 매출을 끌어올리는 한편 조만간 준비중인 대작 ‘블레이드앤소울2’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블소2’ 출시 시기를 놓고 회사 내부에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블소2’는 지난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한차례 일정이 미뤄졌고, 상반기 중으로 출시를 알렸다가 다시 3분기 중으로 출시 일정이 늦춰진 상태다. 업계에선 블소2 출시와 관련해 경쟁사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오딘’ 효과가 다소 주춤해진 때에 선보이는 것이 최적기라는 판단도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딘’ 다음의 강력한 신작 모멘텀 후보는 단연 블소2”라면서 “블소2 첫 분기 영업일수가 20~40일 정도로 세팅되는 8월 하순과 9월초순 사이에 론칭하는 것이 최적기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는 4년동안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서비스를 해왔던 게임으로 많은 이용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이벤트를 마련했다”면서 “블소2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고, 일정이 정해지면 공식적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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