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남혐 논란…동서식품, 진정성 없는 사과에 후폭풍

동서식품, 스타벅스 RTD "어떠한 의도 없다…논란 일으켜 사과"
'보이지 않는' 사과문, 24시간 뒤 삭제 예정…소비자 "진정성 없다"

입력 : 2021-07-26 오전 9:46:55
동서식품이 스타벅스RTD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진.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동서식품이 남성 혐오 표현을 연상하는 손가락이 담긴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동서식품은 사진을 삭제하고 바로 사과했지만 사과문을 SNS 메인 페이지가 아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소비자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서(026960)식품은 지난 25일 오전 스타벅스의 레디 투 드링크(RTD) 캔커피 제품인 더블샷 에스프레소 크림 제품 홍보 사진을 스타벅스RTD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했다. 동서식품은 현재 스타벅스의 RTD 음료를 국내에 유통·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동서식품은 사진을 올린 후 몇 시간 후에 사진을 돌연 삭제했다. 모래 위에 있는 커피를 손으로 집으려는 상황을 그림자로 연출한 게시물이 남성 혐오 표현을 연상하는 ‘손가락’과 비슷하다는 논란 탓이다.
 
인스타그램 스타벅스RTD 계정 스토리에 올라온 사과문.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이후 동서식품은 이날 오후 스타벅스RTD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스타벅스 RTD는 “무더위를 주제로 더운 여름, 모래 위 커피를 잡으려는 모습을 손 그림자로 표현하기 위해 기획됐다”면서 “콘텐츠 제작에 있어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들은 “업로드 이후 콘텐츠 그림자가 특정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문제가 제기돼 논란의 여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우선 콘텐츠를 삭제했다”면서 “업로드 된 콘텐츠 이미지로 인해 오해와 논란을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RTD는 또 “이러한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여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RTD 인스타 계정. 사과문을 스토리에 올려 게시판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이처럼 동서식품의 스타벅스RTD가 사과문을 올렸음에도 소비자 공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과문을 인스타그램 계정 메인 게시판(피드)이 아닌 스토리에 올린 탓이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미지를 올릴 경우 게시물이 눈에 띄지 않는 데에다가 24시간이 지나면 게시물은 사라지기 때문에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RTD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하는 댓글이 수차례 달리고 있다.
 
한 소비자는 “사과문을 스토리로 잠깐 띄워놓으면 그 시간 동안만 반성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소비자 역시 “해명을 피드에 안하고 스토리에 하는 게 참 그렇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과문을 스토리에 올린 이유에 대해 동서식품 관계자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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