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은 IPO 대어…‘머니무브’ 가속화

8월 까지 예정된 IPO 공모금 9조 이상…대기성 단기 자금 137조 육박…'따상' 기대는 현실성 없어

입력 : 2021-07-27 오후 4:45:06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7월 말부터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청약이 잇따를 예정이다. 대형 IPO에 맞춰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위한 ‘머니무브’도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다음 달까지 예정된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은 9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공모금액(5조7500억원)보다도 58.7% 큰 규모다.
 
올여름 IPO 최대어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이다. 상장 과정에서 최대 4조3098억원을 모집한다. 삼성생명(4조8881억원)에 이어 국내에 상장한 기업 중 두 번째로 큰 공모 규모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공모금액도 2조5525억원에 달하며, 롯데렌탈(8508억원), HK이노엔(5969억원) 등이 차례로 청약을 앞두고 있다.
 
대형 IPO들을 앞두고 증시자금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전일 대비 6667억원 증가한 70조3628억원에 달했다. 특히 MMF 설정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23일 기준 MMF 설정액은 1조5395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CMA 잔고가 역대 최대치를 찍은 지난 7일 MMF 설정액(1조5076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MMF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데다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전 자금을 보관하는 금고로 선호되곤 한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역시 67조7974억원으로 이달 들어 65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IPO를 앞두고 청약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이 추가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증시 대기 자금이 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이 즉시 빼낼 수 있는 성격의 자금으로 많이 유입됐는데, 이들 자금 중 일부는 공모주 청약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로선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대규모 IPO들에 상당한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이는데,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이 일시적으로 머무르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일반 청약을 마감한 카카오뱅크에는 이미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카카오뱅크 청약에는 총 57조7891억원이 몰렸다. 청약 최종 경쟁률은 181.1대 1이었다. 증권사별로 한국투자증권이 203.1대 1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현대차증권 174.3대 1, KB증권 167.9대 1, 하나금융투자 167.3대 1 순이었다.
 
IPO 대어들의 등장으로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에 대한 기대감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신규 상장 시장의 분위기를 결정할 주요 결정 변수는 △상장 기업 수 △공모 규모 △주가수익률 세 가지인데, 과거를 돌아보더라도 세 가지 변수가 모두 좋았던 해는 찾기 어렵다”며 “과거 특별했던 사례에 기반해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첫날 ‘따상’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 없는 투자전략”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26일 서울 중구 KB증권 명동스타PB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을 신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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