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오버행’ 부담 당분간 이어질 것…원전 수혜는 명확

두산인프라코어 분할·합병으로 두산중공업 신주 8340만주 발행…"해외원전·SMR 기대감 반영 너무 빨라"

입력 : 2021-07-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두산중공업(034020)두산인프라코어(042670)의 분할·합병 이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원전사업 협력 강화 방침 이후 주가가 급등했지만, 최근 두산중공업 신주가 대거 발행되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신주가 발행된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두산중공업 주가는 10.16% 하락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분할되는 투자부문(밥캣 포함)을 흡수합병하면서 기존 두산인프라코어 주주들에게 두산중공업 분할합병신주를 발행했다. 두산인프라코어 투자부문과 두산중공업의 합병비율은 0.69대 1로 투자부문의 분할비율(0.69)과 두산중공업과의 합병비율(0.69)을 고려한 분할합병비율은 1대 0.47이다. 주주들은 두산인프라코어 1주당 0.47주의 두산중공업 주식을 받았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분할합병으로 발행된 두산중공업의 신주는 총 8339만9437주다. 두산중공업의 유통주식수 5억1148만9619주의 16.31%에 달한다. 이중 두산중공업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보유분을 제외한 신주수는 약 6700만주로 두산중공업 유통 주식수의 총 13.10%다.
 
유통주식수가 16% 이상 늘어난 만큼 두산중공업은 오버행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 분할 반영되면서 늘어난 부분이 워낙 크다 보니 주가에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론 주식 수 증가에 따른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늘어난 유통 물량 부담이 주가에 작용하고 있지만, 원전 수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체코, 폴란드 등 해외 원전 발주에 대한 수주 기대감이 높다는 판단이다.
 
원전시장에선 세계 각국의 발주가 이어질 예정이다. 체코는 204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을 30%대에서 최대 58%까지 확대하기 위해 두코바니 지역에 1000~1200메가와트(㎿)급 원전 1기(사업비 8조원)를 발주했다. 폴란드도 연내 원전 6기(총 6000~9000㎿ 규모)를 발주할 계획이고, 루마니아는 가동 중인 체르나보다 1·2호기 운영정비에 나선다.
 
특히 체코 등 유럽, 개도국 원전건설 경쟁으로 수출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해외 원전 사업 공동 진출에 합의하며 두산중공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관련 특수도 기대되고 있다. SMR은 300㎿급 이하의 출력을 지닌 소형 원자로다.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담은 일체형 원자로다. 대형 원전보다 건설 비용이 저렴하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가 가능해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원전 해외 수주와 SMR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빠르게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해외 원전 발주 증가와 SMR 기대감은 명확하지만, 해외수주는 2022년 이후 나올 예정이고 SMR은 장기프로젝트로 2025년 이후를 바라봐야 한다”며 “향후 밸류에이션이 좋아지겠지만 5~6월 급격한 상승으로 벨류에이션 가늠이 잘되지 않는 상태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막대한 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 등으로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어왔다. 산업은행에서 자금은 대여받고 자구안을 이행 중으로, 대부분 증권사도 종목 리포트를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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