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중국이 철강 수출을 억제하면서 세계적으로 철강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이미 크게 오른 한국 철강재 가격 또한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수출되는 자국 철강재에 13% 관세 혜택을 줬다. 덕분에 중국 업체들은 다른 국가 기업들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제품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를 불렀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1일부터 냉연도금재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률을 기존 13%에서 0%로 폐지했다. 구체적으로 냉연강판, 석도강판, 아연도금강판 등 23개 품목이다. 냉연도금재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용으로 주로 쓰인다.
중국은 지난 5월 처음으로 열연, 후판, 철근 등 146개 품목에 대해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을 없앴다. 이번에 중국 정부가 냉연도금재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까지 폐지하면서 이들 제품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환급이 폐지된 중국 열연 유통 최근 가격은 6개월 전보다 30%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냉연도금재의 경우 수출 가격이 톤(t)당 8만~13만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철강 수출 억제 정책을 펴면서 국내 제품 가격이 계속해서 오름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수출 부가가치세 환급을 폐지하는 건 중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철강 생산량 감산에 나선 가운데 경기 회복으로 수요는 계속해서 늘면서 해외 유출을 막아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경기 회복으로 최근 세계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었지만 같은 기간 중국은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30일 기준 중국의 고로(용광로) 가동률은 69.2%로 전년 같은 날보다 12.4% 줄었다. 중국철강협회는 하반기에도 감산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철강재 수출을 억제하기 위해 부가가치세 환급 폐지에서 나아가 오히려 관세를 부과하는 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생철은 15%에서 20%로, 탄소 함량 4% 이상 철의 경우 20%에서 40%로 관세를 올린다.
수출 관세는 오르고 세금 혜택은 줄어 중국산 철강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철강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철광석값이 오르고 수요가 늘면서 국내 철강 가격은 작년보다 이미 크게 오른 상황이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열연과 후판 가격은 톤당 13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4%, 97% 올랐다. 이밖에 냉연은 전년보다 98.5% 오른 131만원, 철근은 84.8% 인상된 122만원이다.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수출을 줄이면서 국내 철강재 수입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열연코일 수입량은 전년 동기 151만1898톤보다 26.6% 감소한 110만9884톤을 기록했다. 국내 공급 물량이 벅차면서 같은 기간 수출량 또한 지난해 상반기보다 29.8% 줄어든 134만9069톤으로 집계됐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