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기숙사 청소노동자가 숨진 것과 관련해 고인과 유족에게 사과했다. 고인이 숨진 지 38일 만, 고용노동부가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판단한 날로부터는 3일 만이다.
2일 오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판정했다"며 "고인과 유족, 그리고 피해 근로자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주 내로 유족과 피해 근로자분들을 모시고 간담회를 개최해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월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50대 청소노동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으로, 현장을 확인한 경찰은 극단적 선택 및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A씨 사망 이후 유족과 노동조합 측에서는 A씨를 비롯한 청소노동자들이 서울대 측의 지나친 업무 지시 및 군대식 인사 관리 등 직장 내 갑질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유족과 노동조합은 서울대 측에 진상 규명을 위해 노조 등이 참여하는 공동조사단 구성과 강압적인 군대식 인사 관리 방식 개선 및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인권센터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며 이들 요구안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달 30일 고용노동부는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있었다고 최종 판단했다.
업무상 지휘·명령권이 있는 행위자가 청소노동자에게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필기시험 실시와 시험성적 근무평정 반영 의사표시, 복장에 대한 점검과 품평 등이다.
고용부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서울대 측에 통보하고, 즉시 개선과 재발 방지를 지도했다.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악학생생활관 아고리움에 지난달 26일 숨진 채 발견된 50대 청소노동자의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