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동네병원의 ‘아이스박스 백신 배달’ 논란이 일자, ‘예외적 경우’라고 해명했다. 아이스박스를 들고 백신을 타러 보건소를 직접 찾아간 사례는 일시적 백신 수급 때문으로 콜드체인 관리가 미흡해 폐기한 사례가 없다는 입장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4일 기자단 온라인 설명회를 통해 "지난주 일부 의료기관에 백신을 직접 배송해 드리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이런 일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며 "많은 양의 화이자 백신을 짧은 기간 전국단위 배송을 위해 한시적으로 이렇게 조치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주 전국 일부 위탁의료기관에서 한시적으로 화이자 백신을 아이스박스로 직접 수령하게 하며 관리 미흡으로 인한 백신 폐기 처분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 백신은 초저온냉동보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화이자의 경우 냉동된 바이알(병)은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한다.
백신 배송에 대한 방역당국의 업무를 동네병원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달 30일에는 '동네병원한테 코로나백신 배송까지 떠넘기다니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당시 청원인은 "아침 진료도 못하고 한 시간 넘는 보건소를 가는 내내 제일 걱정인 건 온도 유지가 잘 안될까 봐 너무 조마조마한 점"이라며 "질병청, 보건소에서 해야 할 중요한 업무를 개인에게 위임하며 하물며 동네병원들 다 하는데 동선 짜서 배송하면 되는 것 아니냐.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했다.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취한 이유는 모더나 백신의 공급 지연 때문이다. 당초 7월 도입 예정이었던 모더나 백신이 제조사측 생산 차질로 공급이 미뤄지며, 다수의 화이자 백신을 짧은 기간동안 전국 위탁의료기관에 배송해야 했다고 추진단 측은 설명했다.
홍정익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지난 주 화이자 백신을 보충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짧은 기간 전국단위 배송을 하기 위해 주간 9바이알 이하로 접종량이 적은 의료기관은 보건소를 통해 수령하게 했다"며 "보통 5일이 걸리는 기간을 3일로 단축해 배송하다 보니 콜드체인을 유지한 지침에 따라 조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탁의료기관이 보건소를 방문해 백신을 찾아가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콜드체인 유지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며 "콜드체인을 유지하지 못해 백신이 폐기된 사례는 없다. 현재는 수송관리본부, 경찰 협조에 따라 운송업체가 의료기관에 직접 배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월26일부터 7월1일까지 폐기된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8886회분이다. 이 중 86.2%인 7667회분이 백신 온도 이탈 관련으로 폐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온도 이탈로 폐기된 백신은 종류별로 아스트라제네카(AZ)가 6540회분, 화이자 1032회분, 모더나 30회분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4일 기자단 온라인 설명회를 통해 지난 주 일부 의료기관에 코로나19 백신을 직접 배송해 드리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을 옮기는 의료진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