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일본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을 완주했으나 스가 요시히데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가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재선에 성공한다는 스가 총리의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7~9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도쿄올림픽이 열리길 잘했다'는 응답은 64%,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8%였다. 올림픽 개막 전인 지난달 9~11일 조사에선 같은 질문에 '중지해야 한다' 응답이 41%였다.
또 '올림픽을 앞으로 또 개최하면 좋겠다'는 응답에는 57%, '개최하면 안 된다'는 38%였다. 요미우리는 "일본 선수들의 활약으로 곱지 않은 시각이 누그러진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에도 오히려 스가 내각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스가 내각 지지율은 28%를 기록했다. 이는 올림픽 개막 직전 지지율 31%보다 3%p 떨어진 수치로, 지난해 9월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다.
스가 총리의 재선을 '원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60%였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부정 평가는 70%였고, 스가 총리가 언급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답변은 54%였다.
스가 내각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 아사히는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대한 평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통해 지지율 반등을 노렸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은 것이다.
도쿄올림픽 기간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빠르게 증가했다. 올림픽 개막일인 지난달 23일 4225명이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폐막일인 8일 1만4472명으로 3.4배 급증했다.
현재 일본에는 도쿄 등 6개 지역에 긴급사태가, 홋카이도 등 13개 도시에는 한 단계 아래인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가 발령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지지통신은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성공시켜 올가을 총선거와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를 이끌겠다는 정치적 계산을 세웠지만, 코로나19 확대로 빗나가고 말았다"라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지율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올림픽 후 정권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진 분위기"라며 "정부·여당 내에서 이번 도쿄올림픽을 두고 '헛수고만 했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스가 총리는 "코로나19로 1년 연기된 전례 없는 제약하에도 개최국으로서의 책임을 완수했다"고 자평했다. 9일 총리관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영상을 통해 이같이 밝힌 스가 총리는 "해외에선 '일본이니까 가능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에 대한 외신의 평가는 차가웠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억에 남을 만한 올림픽이었지만 좋은 이유로 기억될지 의문"이라며 "금메달을 딴 선수들조차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 할 만큼 근심 가득했던 올림픽"이라고 전했다.
BBC방송은 "현대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스포츠 행사 중 하나"라면서 이번 대회가 '코로나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이고, '성과를 거둔 도박'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림픽을 강행한 것이 현명했는지 평가를 받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