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청해부대 34진 집단감염이 기니만 해역 인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곳에 정박했던 6월28일~7월1일 사이에 최초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국방부 군 역학조사단(국군의무사령부, 해군본부)은 민간전문가와 민·관·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실시한 청해부대 34진 코로나19 집단발생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간 전문가는 건양대, 동국대, 가천대 예방의학 교수 3명이 참여했다.
합동조사단은 청해부대 34진 내 코로나19 발생 규모, 유입 경로, 전파 위험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청해부대 34진과 부대원을 대상으로 부대 활동 기록 검토, 개별 설문조사, 동급 함정에 대한 현장조사 및 추가 실험실 분석을 했다.
역학조사 결과 정부는 청해부대 34진의 최초 감염 발생 시점을 6월28일~7월1일 사이로 추정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해당 부대는 해외 파병 전 2주간의 검역과정을 완료했다"며 "바이러스가 외부로부터 유입될 수 있는 시점은 항구 정박 시점 밖에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청해부대 34진은 평소 임무지역이었던 A지역에서 D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B지역(6월8일)을 경유해 C지역(6월11~12일)과 D(6월28일~7월1일)에 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박 지역 중 D지역의 유증상자 급증, 정박 당시 외부인 또는 물품과 접촉한 일부 부대원 중 평균 잠복기(5~7일) 내 증상 발생, 전장유전체 분석 결과 D지역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와 동일 계통의 바이러스가 확인돼 D지역에서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D지역은 기니만 해역에 인접한 국가로, 청해부대 34진은 이곳에서 군수물자를 적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함정 내 CCTV 및 활동기록조사, 부대원 전수에 대한 설문조사 및 초기 유증상자 등 19명에 대한 유선 면접조사를 실시했으나, 청해부대 장병들의 유입 경로를 특정하지 못했다.
박영준 역학조사팀장은 "유입 경로에 있어서는 물품, 유류 등의 보급, 폐기물 처리 등의 과정에서 외부인 접촉 또는 오염된 물품 표면접촉 등을 통해서 유입되었을 가능성은 있다"며 "다만 어떤 활동으로 인해서 유입됐었는지 특정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청해부대 34진 부대원 중 코로나19 의심증상자가 7월2일 최초 인지됐다. 이후 14~15일 국외에서 실시한 진단검사(PCR) 결과 다수 양성자가 발생함에 따라 20일 부대원 301명을 전원 귀국 조치했다.
귀국 후 실시한 PCR 검사에서 27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청해부대 34진 장병 확진환자 발병률은 90.4%였다. 이 중 64명에 대한 변이바이러스 분석 결과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해외파병함정 집단감염 재발방지를 위해 '출항 전 승무원 예방접종 및 검역', '정박업무 시 감염관리 강화 및 정박 이후 주기적 검사체계 마련', '함정 내 진단검사장비 보완', '격리공간 확충 및 동선분리계획 보완', '함정 내 확진자 발생 시 육지 후송체계 보완'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질병관리청과 국방부 군 역학조사단은 민간전문가와 민·관·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실시한 청해부대 34진 코로나19 집단발생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브리핑 발언하는 박영준 역학조사팀장.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