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이광수는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10년간 하면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런닝맨’에서 하차를 하면서 국내외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광수는 ‘런닝맨’에서 대중들이 자신을 친근한 친구 같이 여겨준 것처럼 배우로도 정감이 가는 친구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영화 ‘싱크홀’은 서울 입성과 함께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가장 동원(김성균 분)이 자가 취득을 기념해 직장 동료들을 집들이에 초대하지만 순식간에 빌라 전체가 땅 속으로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광수는 사내 커플을 꿈꾸지만 차 있고 집 있는 경쟁자에게 주눅 들어 상대에게 호감 표현조차 엄두도 못 내는 김대리를 연기했다.
‘싱크홀’은 코로나19로 인해서 개봉을 한차례 연기를 해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봉을 하게 된 ‘싱크홀’은 개봉을 앞두고 사전 예매율 1위를 차지하는 등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광수는 “개봉이 한 번 연기가 됐다.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가장 먼저 감사할 부분은 어려운 시기에 개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했다. 이어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난 뒤 행복하게 촬영했던 그때가 떠오르면서 감회가 새로웠다”며 “촬영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잊고 있던 장면도 있었다. 영화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영화는 ‘땅 꺼짐’ 현상인 싱크홀을 소재로 하고 있다. 500m 싱크홀 안으로 빌라 전체가 매몰되면서 빌라 안에 있던 사람들이 싱크홀을 탈출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광수는 싱크홀이라는 소재 자체에 대한 신선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작품에서 본적이 없고 앞으로도 만들어질지 모를 소재”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찍기 전까지는 싱크홀을 잘 몰랐다고도 했다. 이광수는 “살면서 싱크홀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뭔지도 몰랐다”며 “영화를 찍어야 하니까 싱크홀에 대해 공부를 하긴 했다. 하지만 영화를 찍고 난 뒤에도 싱크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진 않았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광수는 싱크홀이라는 소재가 주는 신선함이 있었지만 김대리라는 캐릭터에 더 많은 매력을 느꼈다. 그는 “김대리 역할에 대해 공감이 됐다. 많은 분들 역시 김대리를 공감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안에서 김대리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지, 재미있게 캐릭터를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신경을 쓴 부분에 대해 “감독님과 촬영 전에도 이야기를 나눴다. 20~30대 회사원들이 김대리 역할에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나 역시 그렇게 생각을 했다. 그분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잘 표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대리는 자존감이 낮은 캐릭터다. 왜 김대리가 뾰쪽한 사람인지, 예민하고 이기적인 사람인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됐다”고 설명을 했다.
'싱크홀' 이광수 인터뷰. 사진/쇼박스
김대리는 택시 안에 갇혀 500m 싱크홀 안으로 떨어진다. 이후에도 쏟아지는 물을 맞기도 하고 흙더미와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이광수는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보다 ‘싱크홀’이 더 힘들었단다. 그는 “경험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여러가지로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힘듦 가운데 따뜻함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했다. 이광수는 “제작진이 섬세하게 배려해주고 챙겨줬다. 배우들이 춥지 않도록 개인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주기도 했고 흙이 귀, 입, 코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소품 등을 미리 준비해줬다”고 말했다.
택시 안에 탄 채 추락 장면에 대해서도 “영화에서는 위험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안전하게 장치가 되어 있었다. 연기를 할 때는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연기를 하면서도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폐차를 앞둔 오래된 택시다 보니까 살면서 맡아보지 못한 냄새가 났다. 내가 먼저 들어가고 촬영 스태프들이 택시에 들어왔는데 나중에 스태프들이 택시에서 나는 냄새가 나한테서 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촬영 중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광수는 ‘싱크홀’에서 함께 호흡을 맞은 배우들에게 현장에서 진지하다라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이에 대해 이광수는 ‘런닝맨’에서 보여준 자신의 이미지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런닝맨’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상대적이라 진지하다고 생각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현장 특성상 더 집중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이유라고 했다. 그는 “짐벌 세트가 움직이고 물이 뿌려지는 상황이 매번 다르다. 그러다 보니 여러가지 경우를 미리 생각하고 연기를 해야만 했다”며 “다시 테이크를 갔을 때 물이 같은 곳에 떨어지지 않으니까 집중을 하고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현장에서 배우들이 의견을 모아서 한장면씩 촬영 하는 과정이 재미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재난을 경험하지 못하니까 각자 상상하는 상황이 다르다. 그래서 의견을 모아서 촬영을 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며 “훈훈한 현장 분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 번 더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분위기 메이커로 차승원을 꼽기도 했다. 그는 “본인을 편안하게 대할 수 있게 해줬다.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디어를 주고 칭찬도 많이 해줬다”며 “나도 나중에 저런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싱크홀' 이광수 인터뷰. 사진/쇼박스
이광수는 30대가 됐다고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고 했다. 다만 신경 쓰지 않고 살았던 것들을 챙기는 것들이 늘어간다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생각도 깊어지고 느끼는 것도 달라진다고 하는데 난 크게 달라지거나 그렇지 않았다”며 “전에는 신경 안 쓰고 살았던 건강에 대한 것을 점점 챙기는 나를 보게 됐다. 고민보다는 새로 추가되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생겨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10년 동안 ‘런닝맨’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하차를 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에게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고정 예능에 대한 계획이 없다. 10년간 멤버들과 제작진과 해왔던 터라. 다른 곳에서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광수는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없다고 했다. 그는 “사실 목표가 있다고 말하면 좋지만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잘 없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작품마다 최선을 다해서 하루 하루를 지내다 보면 나중에 무언가가 되어 있을 것 같다”며 “목표를 두고 쫓아가는 것도 좋지만 내가 추가하는 건 멀리 있는 것보다 지금 상황에 충실하게 보내며 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광수는 대중이 자신을 친근한 친구 같은 사람으로 여겨줬으면 했다. 그는 “내가 그런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족 같은, 친구 같은 정감이 가는, 그리고 응원해주고 싶은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관객들이 보면서 ‘싱크홀’이라는 재난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싱크홀' 이광수 인터뷰. 사진/쇼박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