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LG전자(066570)가 휴대폰 사업을 접은 뒤 오히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판매하기로 하면서 '
삼성전자(005930) 천하'인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LG전자 자회사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는 16일부터 아이폰12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 애초 유통업자들의 반발이 있었으나 지난달 LG전자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DMA)가 'LG베스트샵에서 타사 휴대폰을 판매해도 된다'는 내용의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걸림돌이 사라졌다.
LG베스트샵은 전문적인 제품 설명과 요금 맞춤 컨설팅을 제공해 애플 제품 판매를 촉진할 계획이다. LG베스트샵은 지난 9일 유튜브 채널에 '베스트샵에서 iPhone을 경험하세요!'라는 제목의 아이폰 판매 홍보 영상을 게재하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고 오는 31일까지 아이폰 매장상담 후 후기를 남기는 고객에게 소정의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전국 400여개에 이르는 LG 베스트샵 가운데 156개점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하는데 앞으로 그 숫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체제로 굳어지고 있는 휴대폰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전장 등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LG전자 자회사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가 16일부터 아이폰을 판매한다고 알리고 있다. 사진/LG베스트샵 홈페이지 갈무리
이번 휴대폰 사업 종료에 따른 올해 상반기 전체 중단영업순손실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고객 관리 차원의 향후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앱 서비스 지속 운용 비용 등이 반영된 것이다. 이번 애플 제품 판매로 인해 폰 사업 종료 공백을 일부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샵 내 가전 판매와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는 애플 입장에서도 국내 유통망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6%로 2위를 유지했으나 1위 삼성전자(73%)와 격차를 보였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갤럭시 S21 5G였다. 갤럭시A32, 갤럭시S21 플러스 5G, 갤럭시S21 울트라 5G, 갤럭시A42 5G가 상위 5걸에 포함된 반면 애플 아이폰12 프로는 6위에 그쳤다. 판매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삼성전자 모델이 7개였고 애플 모델은 3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촘촘한 전국 유통망을 보유한 LG베스트샵 판매를 발판으로 앞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전보다 국내 유통망이 대폭 늘어난 것은 반전을 꾀해야 할 애플 입장에서 호재라 할 수 있다.
한편 최근 삼성전자가 하반기 폴더블폰 라인업을 공개한 상황에서 애플도 다음 달 아이폰13 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