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증시에서 주도주 자리를 공고히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를 보면 당시의 주도 산업을 볼 수 있는데,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꾸준히 파이를 키워 현재 시총 2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종가 기준
NAVER(035420) 시가총액은 71조7070억원으로 국내 증시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000660)(73조8922억원)와 2조여원 차이로 접전을 벌였다. 오전 한 때는 SK하이닉스 시총을 넘어서며 반짝 2위에 오르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와 달리 주가가 하락을 거듭했다. 지난 3월 15만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어 현재 10만원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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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지난해 3.57%(58조9680억원)을 차지했으나 1년 새(2020년 8월12일~2021년 8월12일) 비중은 3.16%(73조1640억원)까지 줄며 2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있다. 반도체 1위 기업
삼성전자(005930) 역시 코스피 전체에서 비중이 20%를 밑돌고 있으며, 우선주인
삼성전자우(005935)의 시총 순위도 지난해 6위(41조7200억원)에서 올해 7위(59조830억원)로 한계단 밀렸다.
반도체 대형주뿐 아니라 바이오 등 시총 상위 10개주들 전반이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년 새 줄어들었다.
반면 네이버는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받아 현재 주가가 44만원을 웃돌고 있다. 1년 전보다 약 10만원 오른 수준이다.
그 사이 시총 순위는 두계단 올랐다. 네이버는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2차전지주
LG화학(051910)을 제치고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시가총액 비중도 3.03%(50조1000억원)에서 3.13%(72조3580억원)으로 커졌다.
카카오(035720)의 약진은 더 두드러진다. 카카오는 셀트리온, 현대차, 삼성SDI 등을 제치고 10위(31조1570억원)에서 4위(65조5580억원)로 6계단 점프했다. 지난 6월에는 잠시 네이버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올해 시총 상위주들이 대부분 순위가 밀리거나 비중이 줄어들며 국내 증시에서 주도주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플랫폼 공룡 네이버와 카카오는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포털, 커머스, 웹툰, 파이낸셜, 엔터테인먼트 등 다방면으로 뻗어나가며 외형적,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활발한 인수합병(M&A)와 자회사 상장 등 이슈도 지속적으로 모멘텀을 만들어내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카카오가 거의 유틸리티화되고 있어 앞으로 이들의 영향력을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며 "네이버, 카카오 없는 일상이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종속화되고 있고,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네이버는 검색 비즈니스로 출발하긴 했지만 쇼핑, 페이, 웹툰, AI 등으로도 투자하고 있고, 카카오도 메신저 플랫폼에서 시작했지만 광고, 게임,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금융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년코스피 시총 10위 종목들은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모두 순위 변동을 겪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들은 전체 시총 대비 비중이 줄어들며 코스피 주도주로서의 입지가 좁아졌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