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머지포인트' 먹튀 사기 논란이 벌어지면서 국민카드와의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제휴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이미 크게 하락한 만큼 머지포인트 영업이 재개되더라도 제휴 카드 출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플랫폼 '머지포인트' 폰지사기(다단계 금융 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연내 국민카드가 내놓기로 한 '머지 PLCC' 출시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국민카드는 지난 6월 머지포인트와 협약을 맺고 특화 혜택을 담은 '머지 PLCC'를 선보이기로 한 바 있다.
머지포인트는 20% 할인된 금액으로 모바일 상품권(머지머니)을 구매해 충전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컨대 8만원의 모바일 상품권 구매해 머지포인트 플랫폼에서 충전 시 10만원으로 인정돼 마트, 편의점 등 제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정기구독(머지플러스) 서비스도 판매한다. 1년에 18만원(월 구독료 1만5000원)을 내면 가맹점에서 무제한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구독료도 월마다 환불해 준다.
이 같은 파격적인 혜택으로 100만명의 회원을 유치한 머지포인트가 지난 11일 돌연 상품 판매 중단하면서 국민카드와의 협업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자금융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사업을 운영했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으며 머지포인트 측이 사업 축소 방침을 밝히면서다. 특히 머지포인트는 머지머니 등의 판매를 중단하고 편의점 등 기존 사용처를 제한한다는 입장을 공지했다. 머지포인트 관계자는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8월11일부로 당분간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먹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대적인 혜택을 미끼로 소비자들의 돈을 모은 뒤 폐업하는 형태의 폰지사기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서 퍼지고 있다. 현재 소비자들의 환불 요청도 잇따르고 있지만 구체적인 환불 일정은 고지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제휴 가맹점도 정산을 못 받을 것을 우려해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머지포인트의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점이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는 요소다.
더 나아가 추후 사업 재개되더라도 협력이 어려울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미 사업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제휴 카드를 발급해봤자 고객 유입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민카드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추이를 지켜보며 추후 제휴 사업 전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나오는 경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머지포인트가 상품 판매 중단 여파로 국민카드와의 PLCC 출시도 불투명해졌다. 사진은 머지포인트 서비스 안내 화면. 사진/홈페이지 캡처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