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백신 챙긴다'…이재용, 경영행보 본격화 속도

경제 위기에 역할론 '부상'…사업장 찾아 현안 점검할 듯
백신 수급 해소 기대…투자·M&A 결단 주목

입력 : 2021-08-17 오후 3:29:03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광복절 연휴 동안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도 반도체와 백신 등에 대한 이 부회장의 역할에 기대를 드러낸 만큼 관련 현안 챙기기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3일 출소 직후 모두의 예상을 깨고 삼성 서초 사옥을 방문해 사장단과 업무현안을 논의했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출소 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고 이건희 회장의 묘소가 있는 수원 선영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복절 연휴기간 별다른 외부 일정없이 휴식을 취한 이 부회장은 그동안 쌓인 일들을 처리하는 동시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경영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출소 당시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같은날 문재인 대통령은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면서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날 오후 열리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최우선 과제로 반도체 사업을 꼽는다. 이에 따라 현재 신축 중인 평택캠퍼스 P3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생산라인을 점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를 오르겠다며 2018년 발표한 '비전 2030' 전략도 재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가는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수원 본사를 찾을 수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1월 평택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한 모습이다. 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 출소로 삼성의 투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전쟁 속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투자에 대한 결정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앞서 미국에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새로 짓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부지를 선정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2016년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중단된 인수합병(M&A)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년안에 의미있는 M&A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백신 확보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정부가 화이자 백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위탁생산을 앞두고 있어 이 부회장이 백신 수급 문제 해소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의 가장 시급한 사안은 반도체 투자"라며 "정부가 직접 언급한 백신 분야에서도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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