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개인 '반등' vs 기관 '추가 하락' 베팅…이번주 승자는?

개인 '레버리지', 기관 '곱버스' 집중 매수…기관 수익률 승
주말 새 테이퍼링 속도 조절론 대두…개미들 '기대'

입력 : 2021-08-23 오후 5:12: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미국 테이퍼링과 국내 기준금리 인상 이슈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코스피가 거듭 하락한 가운데 '추가 하락'이냐 '반등'이냐를 두고 기관과 개인 두 투자주체의 방향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추가 하락'에, 개인은 '반등'에 집중 투자했다. 지난주까지의 결과로는 하락에 베팅한 기관이 수익을 얻은 반면 개인은 돈을 잃고 있다. 다만 주말 새 미국 발 테이퍼링 속도 조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이번주 코스피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20일 2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코덱스(KODEX) 레버리지 ETF'를 57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005930)(7조2917억원)과 SK하이닉스(000660)(1조8894억원)에 이어 세번째로 큰 규모다.
 
표/뉴스토마토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가 1만큼 오를 때 두배의 수익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한 방의 반등을 기대한 개인들이 레버리지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코덱스200 선물 인버스2X ETF'다. 2주간 순매도 규모는  5570억원이다. 이 종목은 코스피200 선물이 1만큼 떨어질 때 2만큼 수익을 얻는 일명 '곱버스' 상품으로, 주로 단기간 하락이 예상될 때 매수한다.
 
반면 기관 투자자는 지수의 추가 하락에 베팅했다. 이 기간 기관의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은 압도적인 차이로 코덱스200 선물 인버스2X(6049억원)가 차지했다. 순매수 2위는 '코덱스 인버스 ETF(1146억원)'가 차지했다. 반면 코덱스 레버리지는 546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주까지의 결과로 보면 승리는 기관에게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테이퍼링 구체화를 앞두고 투심이 약해지면서 코스피는 3260선에서 3060선까지 약 200포인트(6%) 급락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이 기간 기관이 집중 매수한 코덱스 200선물인버스2X는 15.5% 수익을 거뒀으나, 개인이 베팅한 코덱스 레버리지 ETF는 13.4% 하락했다. 
 
다만 코스피가 단숨에 3100선까지 회복하면서 이번주 지수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매파로 알려진 로버트 캐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주말 새 테이퍼링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이 하락세를 진정시킨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통화정책의 정상화 속도가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반등은 테이퍼링이 지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난주 코스피 하락을 유발했는데, 적어도 테이퍼링 때문에 경기가 더 안좋아지는 건 아니겠구나 하는 안도에 따른 랠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가가 진정되고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건 맞아 보이나, 한번 급락을 하고 나면 단기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곱버스 등 방향성에 투자할 땐 변동폭이 큰 만큼 조심해야 하며, 단기 투자 중심으로하되 만일 방향성 예측이 틀렸다면 바로 손절하는 등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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