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없이 달린다…로보택시 시대 '성큼'

현대차·테슬라 비롯해 IT업체들까지 가세
자율주행 기술 발전 따른 사업 기회 '눈독'

입력 : 2021-08-27 오전 6:02:33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자동차에 로봇을 결합한 이른바 '로보택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로보택시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운행하는 차량을 말하며 완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시 궁극적인 미래 모빌리티로 꼽힌다. 현대차(005380)그룹과 테슬라, 제너럴모터스 등 자동차업체부터 구글, 아마존, 바이두 등 글로벌 IT업체들까지 로보택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초석 다지기에 나선 모습이다.
 
모셔널의 로보택시 사진/모셔널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투입해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은 이달 들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도심 공공도로에서 시험주행을 시작했다. 모셔널은 현재 보스턴과 라스베이거스, 피츠버그, 싱가포르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나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모셔널은 LA 로보택시 시험주행에 현대차그룹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투입한다. 아이오닉5에는 라이다(LiDAR), 카메라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센서와 소프트웨어가 내장된다. 모셔널은 LA에서 R&D 사업부를 확장하면서 정밀지도(HDmap) 구축 작업도 실시하고 있다. 또 차세대 로봇 액시(AXI)와 함께 이달 중 새로운 운영 시설을 열고 공공 로드맵핑 및 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다.
 
모셔널은 로보택시 연산 칩셋 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칩셋이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차량에 적용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의 시험주행이 완료되는 2023년 리프트(Lyft)와 함께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도입 시점은 2024년이다.
 
테슬라도 로보택시 사업을 본격화할 조짐이다. 아직까지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테슬라는 '오토 파일럿'으로 확보된 주행 데이터, 뉴럴 네트워크(신경망) 훈련을 통한 강화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로보택시 상용화에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30일 트위터에서 "테슬라가 로보택시 개발에 성공할 것을 90% 확신한다"는 응원글에 "완전 자율주행의 시험판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 말에 동의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제네럴모터스(GM)의 스타트업 크루즈는 지난해 로보택시 '오리진'을 발표했다. 크루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와 혼다자동차가 총 50억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IT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 웨이모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웨이모는 2009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시험하기 시작해 현재 1주 평균 10만마일(약 16만km)의 거리를 주행하고 있다. 웨이모는 3년 내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의 로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잡았다. 
 
중국의 바이두 역시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아래 광저우·창사·창저우·베이징 등에서 '아폴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바이두는 자율주행 계열사 아폴로를 통해 2023년까지 30개 도시에서 3000대의 로보택시를 운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다양한업체들이 로보택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해당 사업이 이른바 '궁극적인 미래 모빌리티'로 꼽히고 있어서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이동수단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로보택시의 빠른 도입을 촉진하고 있다. 실제로 모셔널에 따르면 미국인의 70%가 코로나19 이후 이동 방식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의 20%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에 따르면 전세계 자율주행시장은 지난해 71억달러 규모에서 2035년 1조1204억달러로 연평균 4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시장 역시 지난해 1509억원 규모에서 2035년 26조1794억원으로 연평균 40%의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를 포함해 글로벌 대부분 자동차회사들의 최종목표는 결국 로보택시 사업을 달성하는 데에 있다"며 "이는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모빌리티 산업 전체에서 결국 자율주행에 기반한 로보택시 사업은 엄청나게 큰 사업기회를 창출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테슬라의 경우 사실상 AI혁명을 주도하고 있어 아주 의미있는 로보택시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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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