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료 대란 피했지만…중증환자 병상·의료진 '태부족'

보건의료노조·정부, 극적 타결로 파업 철회
확진자 2000명 안팎 지속…추석 앞두고 급증 우려
대전, 남아있는 중환자 병상 '0'개…경북·세종 2개
전문가 "경증 환자→중환자 가는 것 막아야"

입력 : 2021-09-02 오전 11:56:03
 
 
[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과 정부의 협상이 총파업 5시간을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의료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민족 대이동인 추석을 앞두고 2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연신 쏟아지면서 병상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특히 자가격리 중이던 60대 남성이 음압 병상을 기다리다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사례가 발생하면서 경증 환자의 치료 시설과 국공립 병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는 2일 새벽 서울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열린 '제13차 노정 실무협의'에서 극적으로 노정 교섭 합의문에 서명했다. 막판 협상이 시작된 지 11시간 만이다.
 
당초 노조 측은 협상에서 최종 결렬 시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협상이 타결되자 노조는 파업 5시간을 앞두고 철회했다.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오는 2024년까지 감염병 전문병원을 4개 권역에 설립하고 생명안전수당 법제화를 통해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공공병원은 오는 2025년까지 70여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의 책임의료기관을 지정·운영하고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마련하는 등의 방안에도 합의했다.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면서 우려했던 의료 대란은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일일 2000명 안팎을 지속하면서 의료 대응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또 추석을 앞두고 있어 확산세는 더 거세질 전망인 만큼, 의료 과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난해부터 의료진들이 요구해왔던 현장 인력 확충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방안을 내놓기로 했지만, 유행 장기화로 의료진들은 이미 '번아웃(탈진 증후군)' 상태에 이른 상태다.
 
당면한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중증환자 병상의 부족 사태도 연이어 지적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1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병상 총 935개 중 입원 가능 병상은 399개(42.7%)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병상 여력이 바닥난 상태다. 대전의 경우 중환자 병상 총 14개 중 바로 입원 가능한 병상은 하나도 없다. 경북과 세종은 남아있는 병상이 2개뿐이다.
 
전국 준·중환자(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되거나 중증으로 악화 가능성이 높은 환자) 병상은 443개로 이 중 174개(39.3%)가 남아있다. 이 역시 일부 지역의 경우 병상이 남아있지 않다.
 
전남과 경북의 경우 당장 입원 가능한 병상은 하나도 없다. 인천과 대전, 제주는 병상이 각각 2개씩만 남아있다. 최근 강원도 원주에서는 자가격리 중이던 60대 남성이 음압 병상을 기다리다 심정지가 오는 사태도 벌어졌다.
 
일부 지역의 병상 부족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경증 환자의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비수도권 일부 지역의 중환자 병상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경증 환자가 중환자로 가지 않게 치료를 잘하고, 백신 접종을 통해 중환자로 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수도권은 대형 종합병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 있는 국공립 병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일 오후 5시 기준 대전의 남아있는 중환자 병상은 0개다. 사진은 수도권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중환자 병상.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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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