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가 전년보다 15.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중 비계열사간 결합이 전년보다 93% 증가했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반도체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결합이 늘었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는 489건, 금액은 221조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65건(15.3%), 금액으로는 72조4000억원(48.7%)이 증가한 수준이다.
기업결합 주체별로 보면, 국내기업에 의한 결합 건수는 422건으로 전체 건수의 86.3%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기업이 국내기업 또는 외국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를 말한다.
금액은 30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13.7%를 차지했다. 해당 금액은 18조8000억원이었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건수도 지난해 356건보다 18.5% 증가했다.
국내기업에 의한 결합 건수는 최근 5년 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건수를 보면 2017년에는 215건, 2018년 266건, 2019년 270건, 2020년 356건이다.
건당 평균 결합 금액도 715억원으로 528억원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3% 증가했다.
국내기업의 외국기업 결합 건수는 7건으로 14건이었던 전년보다 감소했다.
국내기업이 결합한 외국기업의 국적은 북미 2건(미국·캐나다)과 아시아 4건(중국 2, 일본·홍콩·필리핀 1)이다.
사업구조 재편 등의 의미를 갖는 그룹 내 계열사간 결합은 지난해 79건에서 22건 증가한 101건이다. 금액은 5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조6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비계열사와의 결합은 321건으로 지난해 277건보다 15.9% 늘었다. 금액도 전년보다 39.1% 증가한 6조8000억원이다. 152건이었던 지난 2017년보다는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국내기업에 의한 결합 수단으로는 합작회사 설립이 27.7%로 가장 많았다. 주식취득은 23.9%, 합병 19.4%, 임원겸임 19.0%, 영업양수 10.0% 순이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의한 결합 건수는 196건, 금액은 23조2000억원이다. 105건이었던 전년보다 건수는 87% 증가했다. 8조9000억원이었던 지난해 금액보다는 160.7% 급증하는 등 전체적인 증가세를 견인했다.
대기업집단 내 계열사간 결합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건수와 금액 모두 늘었다. 지난해 건수는 30건이었으나 올해 51건이다. 금액도 40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계열간 합병은 지난해 22건에서 36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등 시장 변화에 맞춰 사업 조정 등 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공정위 측은 분석했다.
특히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중 비계열사 결합이 76%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건수는 지난해 75건에서 145건으로 93.3% 늘었다. 금액은 8조4000억원에서 18조5000억원으로 120.2% 대폭 늘었다.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수익구조 다변화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계열사 결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와 롯데쇼핑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롯데물산과 롯데쇼핑은 영업양수 방식으로 기업결합 규모만 1조3854억원에 달한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의 건수는 67건, 금액은 190조9000억원이었다. 이는 외국·국내 기업간, 외국과 외국기업간 결합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전년보다 건수는 1건 줄었으나, 20조원 이상 대규모 결합 건들의 영향으로 금액은 61조원 증가했다.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결합한 건수는 지난해 10건에서 18건으로 80% 늘었다. 금액은 4000억원이었던 지난해보다 800% 늘어 3조6000억원이다.
외국기업간 결합 건수는 지난해 58건에서 49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대규모 결합의 영향으로 금액은 지난해 129조5000억원에서 44.6% 증가한 187조3000억원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155건으로 전체의 31.7%를 차지했다. 서비스업은 334건이다.
제조업 분야의 경우 기계·금속이 46건, 전기·전자 44건, 석유화학 의약 39건, 식음료 7건, 비금속광물 6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전자 부문은 반도체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결합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91.3% 증가했다.
서비스업 분야는 금융 97건, 정보통신·방송 52건, 도소매·유통 32건, 건설 26건, 운수물류 23건 순으로 나타났다.
운수물류 분야의 경우 해운업 분야(6건)에서 다수 발생했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운수물류 분야에서의 기업결합이 다수 있었던 것은 해운 업종 구조조정이 많이 이뤄졌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사·인접 분야의 결합인 수평결합은 31.1%, 수직결합(4.7%)보다 사업 관련성이 없는 업종과의 결합인 '혼합결합'은 62.2%의 비중을 보였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는 489건, 금액은 221조원이다. 사진은 최근 5년 간 국내기업에 의한 결합 건수. 그래프/뉴스토마토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