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중소 카드사가 데이터 판매 사업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하나카드에 이어 롯데카드도 관련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대·우리카드는 여전히 참여 기업으로 이름만 올린 상태다. 중소 카드사들의 데이터 판매 시장 진입이 대형사보다 늦어지면서 시장 장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보안원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금융데이터거래소에서 5개 데이터 상품을 등록해 판매를 시작했다.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지난해 5월 출범한 지 1년4개월 만이다. 롯데카드는 지역별 결제 정보, 배달 서비스 결제 데이터, 온라인 결제 데이터 등의 내용이 담긴 상품을 내놨다.
롯데카드는 롯데 유통 계열사 데이터 기반을 활용한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 유통사와 연관된 카드를 운영한 만큼 특화된 결제 정보를 토대로 차별화된 분석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카드뿐만 아니라 유통 계열사 데이터 기반을 활용해 유통 인사이트 제공에 장점이 있다"며 "데이터 분석 및 결합을 통한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판매에 참여하는 중소 카드사가 늘면서 존재감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앞서 하나카드는 지난 6월 첫 데이터 상품을 선보이고 나서 총 14개의 상품을 내놨다. 주요 상품으로는 지역별 결제 데이터, 상권 특성 정보, 외국인 소비 데이터 등이 있다.
하나카드는 외국인 결제 정보에 방점을 찍었다. 하나카드는 지난 2014년 외환카드와 통합되면서 외국인 결제 정보를 대량 확보했다. 또 중국 텐센트에서 개발한 온라인 간편결제 '위챗페이' 매입사라는 강점도 부각하고 있다.
나머지 현대·우리카드는 거래소가 출범한 지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상품 판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 참여 기업으로 이름을 올린 채 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았다.
반면 신한·삼성·국민카드 등 대형사는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면서 100여개의 상품을 등록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2500만명에 이르는 회원 데이터를 보유한 점을 내세우며 직접 소비자 조사까지 반영한 정보를 제공 중이다. 국민카드와 삼성카드도 각각 1900만명, 1100만명에 달하는 회원 데이터를 가공 및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처럼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의 데이터 판매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회원 보유량에서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결제 데이터 특성상 비슷한 내용의 주제를 가질 수 없는 상황에서 회원 보유량에 따라 데이터 신뢰도가 차이 날 수밖에 없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의 회원수를 비교만 해봐도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중소 카드사들은 대형사에 데이터 물량 공세에 맞서기 위해 특화 상품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이종 업종과 데이터 협약을 통해 열위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중소 카드사 관계자는 "같은 주제의 상품이라면 데이터량이 많은 대형사를 선호한다"며 "특화 데이터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 카드사들이 금융 데이터거래소에 잇달아 상품을 등록하고 있지만 시장 장악력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