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정부의 규제 칼날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면서 카카오 그룹주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김 의장이 골목상권 상생안을 발표한 오후 2시경부터 분위기가 바뀌더니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는 하루 새 시가총액 6조원 가량을 회복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035720)는 전일 대비 500원(0.40%) 내린 12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이날도 하락 출발해 오전 중 5% 넘게 주가가 빠졌으나, 카카오가 상생안을 발표한 2시를 기점으로 낙폭을 줄이더니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이날 저가 대비 시가총액 2조6700억원이 회복됐다.
카카오뱅크(323410)는 전일 대비 5100원(7.89%) 오른 6만9700원에 마감하며, 2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오전 중 2%대 하락세를 보였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7만원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도 이날 2%대 하락세를 보였으나 상승 전환에 성공해 장중 1.8%까지 올랐다.
이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전체 회의를 열고 최근 논란이 된 골목상권 논란 사업들을 철수하고 혁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내용의 상생 방안을 발표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콜비'로 논란이 됐던 카카오모빌리티의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고, 기업 고객 대상의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도 철수하기로 했다. 그간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중개비로 과도한 수수료를 챙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은 강화해나가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케이큐브홀딩스는 미래 교육, 인재 양성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한다.
김 의장의 상생안 발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의 지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최근 카카오와 네이버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높은 수수료 등 시장 독과점 문제를 제기하며 규제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국회 올해 국정감사에서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확장 문제를 집중 지적할 것을 예고하면서 플랫폼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에 카카오 주가는 약 일주일 새 25%가 빠졌다.
공정위원회의 카카오 조사도 최근 카카오 주가 부진에 기름을 부었다. 공정위는 김범수 의장이 계열사 신고를 빠드리고 금산 분리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카카오 본사와 케이큐브홀딩스 등의 조사에 착수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