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지금 청년들은 변화에 겁먹기보단 '웰컴'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걸어나가는 세대입니다. 가능성과 희망을 믿으면 예상 밖의 상황에서도 길을 잃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제76차 유엔총회 일정 일환으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모멘트)' 행사에 참석한 방탄소년단(BTS)이 말했다.
이날 멤버들은 7명의 멤버가 한명 씩 돌아가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일상을 채워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소셜미디어(SNS) 캠페인으로 사전 취합한 세계 청년들의 고민과 생각도 연설에 녹였다.
슈가는 지난 2년의 시간을 "코로나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일종의 애도가 필요한 시간"이라며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순간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민은 SNS 캠페인으로 '소중했던 순간들'을 취합한 결과 세계 청년들이 자연과 함께했던 순간들을 꼽은 결과를 거론하며 "2년 동안 자연을 느끼고 가꾸는 시간들을 더 특별하게 느끼셨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진은 "지난 2년 저도 당혹스럽고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면서도 "그러나 '렛츠 리브 온! 지금을 잘 살아가자!'고 외치는 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룹 BTS(방탄소년단)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뷔, 슈가, 진, RM, 정국, 지민, 제이홉. 사진/뉴시스
지금의 10대, 20대들을 가리켜 '코로나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고 부른다는 RM의 소개에 지민은 온라인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공부와 만남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SNS 캠페인 결과를 거론했다.
진은 "변화에 겁먹기보다는 '웰컴'이라고 말하면서 앞으로 걸어 나가는 세대다. 그런 의미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웰컴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어른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길을 잃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세상이 멈춘 줄 알았는데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가능성과 희망을 믿으면 예상 밖의 상황에서도 길을 잃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길을 발견할 것입니다. 새로 시작되는 세상에서 서로에게 '웰컴'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습니다."(RM)
백신과 관련 제이홉은 "저희 7명 모두 백신을 맞았다"고 했고, RM은 "백신 접종은 저희를 기다리는 팬들을 만나기 위한 티켓"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뷔는 "다시 얼굴을 마주할 날도 멀지 않았다. 그때까지 모두 긍정적인 에너지로 일상을 채워가자"고 격려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RM은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학생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했고, 제이홉은 "지구에 대한 애도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며 함께 고민해볼 것을 권했다.
그룹 BTS(방탄소년단)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제2차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뷔, 슈가, 진, RM, 정국, 지민, 제이홉. 사진/뉴시스
이날 BTS는 가까운 미래 오게 될 세상 변화를 환영한다는 의미로 곡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 특별 영상도 공개했다. 유엔총회장을 비롯한 유엔본부 장소를 배경으로 사전 제작됐다가, 이날 유엔 웹티비를 통해 전 세계에 송출됐다.
BTS가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2018년 9월 유엔총회 부대행사인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청년 어젠다 행사 '제너레이션 언 리미티드' 연설에서 청년 세대에게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해 유엔총회 때는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 보건안보 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부딪힌 청년들을 향해 절망을 이겨낸 자신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내일의 해가 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삶은 계속될 것"이라는 응원 메시지를 건넸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