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카피닌자'"…국민의힘 2차토론 '공약 표절' 맹폭

홍준표·원희룡·유승민, 합심해서 비판…"공약 짬뽕"
홍 vs 윤 '핵무장론' 두고 설전…홍 vs 유 서로 "배신자" 격돌

입력 : 2021-09-23 오후 9:09:50
[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TV토론회에서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공약 표절'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홍 후보는 "공약 짬뽕"이라고 비판했고, 원 후보는 "카피 닌자"라는 표현으로 공격했다. 또 윤 후보와 홍 후보는 '핵무장론'을 두고 격렬하게 치고 받았다.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TV토론에선 상대 후보 공약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 특히 윤 후보가 내놓은 부동산, 외교·안보 정책 등이 주된 타깃이 됐다.
 
홍 후보는 윤 후보의 청년 대상 주택담보대출 비율 80% 허용에 대해 "정세균·이낙연·유승민 후보 공약까지도 짬뽕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윤 후보가 전날 발표한 외교·안보 공약 가운데 '국익 우선주의'라는 표현을 언급, "핵 균형 공약을 발표하면서 '국익 우선주의'라고 이야기했는데 제가 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자기 고유의 생각으로 하는 공약이 아니고 참모들이 만들어 준 공약을 그대로 발표를 하니까 문제가 커지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윤 후보는 "어떻게 문제가 있느냐. 국익 우선이라는 말도 특허가 있느냐"고 맞받았다.
 
원희룡 후보는 윤 후보가 자신의 소상공인 관련 공약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제 소상공인 또는 코로나 회생 공약이 제일 완벽한 것 같아서 고스란히 갖다 쓰신 거 같은데 맞느냐"며 "정책을 가져가 쓰는 건 좋다. 그런데 그 때문에 '카피닌자'라는 별명이 새로 붙은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유승민 후보는 전날 군필자 주택청약 시 가산점 부여 공약 표절 주장의 연장전을 이어갔다. 유 후보는 윤 후보에게 "군에 의무 복무를 다녀온 병사들한테 주택 청약에 가점을 주는 공약을 발표하셨는데, 제 공약과 숫자까지 똑같다"며 "남의 공약이 좋다고 생각하면 뺏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공약을 이해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윤석열, 홍준표 두 후보는 '핵무장론'을 두고 별도의 설전을 벌였다. 포문은 윤 후보가 열었다. 먼저 "홍 후보가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에게 나토 방식의 핵 공유를 요구하고,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자체 핵무장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나토식 핵공유를 하면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해서 비핵화 외교 협상은 포기하는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후보는 1970년대 냉전시절 독일의 경우를 사례로 들며 반박했다. 그는 "구소련이 핵 미사일을 동부권에 배치하자 (당시) 독일 슈미트 수상이 미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해 달라고 했지만 미국이 거절했다"며 "그래서 슈미트 수상이 우리도 핵을 개발하겠다고 해서 나토 5개국이 전술핵을 재배치했다. 그런 방식으로 핵 균형을 이뤘다"고 역공했다.
 
윤 후보는 "유럽과 우리나라 실정은 완전히 다르다. (핵무장을 주장하면) 유엔사 해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게 듣기에는 사이다 같은 느낌을 주지만 향후 핵 군축 협상으로 가게 되면 국익에 손해가 날 수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홍 후보는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윤 후보가 지금 발표한 대북 정책은 문재인 2기의 대북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토론회 막판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배신자 프레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홍 후보는 유 후보에게 "아픈 질문을 좀 하겠다.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갔을 때 봉변을 당하셨는데,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유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서 홍 후보같이 여러 번 말을 바꾸지 않았다"며 "저는 일관되게 탄핵은 양심과 소신에 따라서 정당했다고 말씀드렸고, 다만 보수가 그 이후 분열된 점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홍 후보가 진정한 배신자다. 그렇게 말을 바꾸면 그게 배신이지, 소신인가"라며 "제가 배신자면 최순실이 충신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빌딩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선거 2차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수,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원희룡, 유승민 후보.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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