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경찰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핵심 관계사들을 상대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보낸 자료와 관련해 천화동인 대표를 추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대표 이성문 변호사 외 총 3명을 조사 중이라는 것이다. 다만, 최 청장은 추가 조사 대상인 천화동인1~7호 대표 중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최관호 신임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7월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제37대 서울경찰청장 취임식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 청장은 조사 대상자들에 대한 법인 또는 개인계좌 압수수색 진행 여부에 대해 "현재까지는 FIU 자료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개인 계좌의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하게 될 것이지만 현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청장은 FIU로부터 통보를 받고도 5개월 동안 조사에 진척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 "(넘겨 받은 자료가)금융계좌 자료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분석할 부분이 많았고 관련자 1명이 조사 이후로 3회에 걸쳐 제출한 소명자료를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조사 주체를 일선인 용산경찰서에 그대로 둔 것에 대해서도 "통상 진행했던 방식으로 경찰서에 배정한 것이고, 국민적 관심사로 되면서 용산서 경제팀에서 지능팀으로 조정했다"면서 "사실관계 입건 전 조사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문인력을 투입하고 집중지휘사건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라고 했다.
최 청장은 다만 "입건 전 조사 결과에 따라서 저희가 정하게 될 것"이라며 정식 수사로 전환될 경우 상급청이 수사를 맡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FIU는 지난 4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 법인 계좌에서 수십억원이 인출되는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경찰에 조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경찰이 5개월 동안 별다른 결과를 내지 못한 데다가 최근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게 관련자 조사에 나서 뭉개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사 주체를 용산서에 두는 것을 두고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야권 중진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권순일 대법관 등 거물급 인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조사와 수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용산서 지능팀은 이날 이번 의혹의 핵심 인사인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김씨는 화천대유로부터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회삿돈 473억원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고 있다. 이 회사 대표 이성문 변호사도 26억8000여만원을 빌렸다가 갚은 뒤 다른 경영진과 함께 12억원을 다시 빌렸다는 사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