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폭증하는 등 닷새 만에 최다 확진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2600명 규모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재연장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감염전문가는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의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며 영국처럼 자가검사키트를 지원해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2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집계된 신규 확진자는 모두 1만3144명이다. 하루 평균 2628.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일별로 보면 24일 2431명, 25일 3271명, 26일 2770명, 27일 2383명, 28일 228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 규모는 최근 닷새 동안 역대 최다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5일 신규 확진자 수 3271명은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어 26일 2770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역대 2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앞서 24일 집계된 확진자 수 2431명은 역대 3번째 규모였다. 4번째로 큰 규모는 27일 2383명이며 28일 발생한 확진자 2289명은 역대 5번째로 큰 규모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의 지난 1주간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가 6.7명"이라며 "세부적으로 서울이 8.8명, 경기도가 5.6명, 인천이 5명으로 유행 규모가 계속 커지고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추석 연휴가 지나고 비수도권 확진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며 "대구, 대전, 충청 지역은 유행 규모가 크며 그 외 지역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1~2주간 확산세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잠복기가 평균 5~7일인 것을 고려하면 이번 주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행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등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또 다시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시행 중인 거리두기는 오는 3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다음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단계를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 사이에도 거리두기 단계가 현행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거리두기 정책 중 일부는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확진자 수를 감소세로 전환시키는 것은 어렵다"며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 등 경제적인 측면을 보조하며 현행 단계를 유지해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된 현재 초기에 확진자를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으로써는 검사 건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 건수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에 정기적인 PCR 검사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며 "영국처럼 자가검사키트를 지원한다면 확산세를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현행 그대로 거리두기만 유지하는 것은 국민들만 괴롭게 하는 것"이라며 "4단계 시행에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왜 늘었는지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장소·영업장을 찾아내 위험인자를 정확히 파악하고, 집중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집계된 신규 확진자는 2289명이다. 사진은 추석명절 특별방역대책 합동점검 서울 마포자율방범시민순찰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