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폐기한
삼성전자(005930)가 노조와 첫 임금교섭에 돌입한다. 인금인상 폭에 대한 노사 간극이 커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5일 임금교섭 상견례를 연다. 지난 8월 창사 52년 만에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첫 임금교섭에 돌입하는 것이다. 노사는 상견례를 시작으로 매주 1차례 교섭을 벌이기로 했다.
노사의 임금교섭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무노조 경영 철폐를 선언한 후 처음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이 부회장은 노조와해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무노조 경영을 철폐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었다.
지난 8월 삼성전자 노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왼쪽부터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인사팀장 부사장, 김현석 대표이사,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김항열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위원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의 외부 독립 감시기관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도 노사관계 정착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준법위는 지난달 30일 발간한 '2020년 연간보고서'를 통해 적법한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관계사의 노사관계자문그룹 등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사의 노사교섭 등 현황을 주기적으로 보고받고 노사관계에서 위법이 발생하지 않도록 활동하겠다고도 했다.
노조가 출범했다는 그 자체로 의미 있지만 삼성의 노사문화가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출범한지 얼마 안된 만큼 양측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노조 관계자는 "단체협약 교섭에 이어 임금협상을 앞두고 있는데, 사측의 노사관계 개선 노력이 이전과 비교해 달라졌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그간 준법위에서도 노사관계에 대해 언급했었지만 정작 우리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임금교섭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와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이 공동교섭단을 꾸려 임하게 된다. 공동교섭단은 지난 주말과 휴일에도 모여 임금교섭에 대한 방향을 논의했다.
앞서 공개한 협상안 초안에는 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과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내용이 담겼다. 또 인당 107만원 상당의 자사주와 코로나19 격려금 350만원 지급 내용도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노사 자율조직인 노사협의회와 올해 7.5%의 임금인상을 결정했으나 노조는 더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노사가 임금인상을 놓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 관계자는 "공동교섭단은 상견례 전날에도 모여 협상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상견례 직전까지 의견 조율 후 최종 협상안을 사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