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일명 ‘신용카드 캐시백’인 상생 소비지원금 신청 첫날, 전체 대상자의 3%만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날 출생연도 뒷자리인 1·6에 해당하는 국민들만 신청하는 5부제 운영 영향도 있으나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신청 첫날인 10%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복잡한 제도 설계가 낮은 신청률로 이어진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2주로 연장되면서 캐시백 제도가 대면 소비를 진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여름휴가, 추석 연휴에 이어 물가 상승으로 인한 '씀씀이'가 부담인 상황에서 100% 이상의 카드사용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일명 신용카드 캐시백으로 불리는 상생 소비지원금 신청 첫 날 전체 대상자 4317만명 중 신청자는 136만명에 그쳤다. 이는 전체 대상자의 3% 수준이다.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신청 첫날 대상자의 10%인 507만명이 몰린 것과 비교해도 호응도는 떨어지는 상황이다.
소비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법인카드 제외)를 올해 2분기 월평균 사용액보다 많이 쓸 경우 3%를 넘는 증가분의 10%를 현금성 충전금(캐시백)으로 환급해 주는 소비진작 대책이다. 금액은 1인당 월 10만원까지다. 예를 들어 지난 2분기 월평균 신용 또는 체크카드 사용액이 100만원이고 10월 카드 사용액이 153만원인 경우, 증가액 53만원 중 3만원(2분기 월평균 사용액 100만원의 3%)을 공제한 50만원의 10%인 5만원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다만, 복잡한 제도설계 등으로 캐시백 제도가 실제 소비를 얼만큼 끌어올릴 수 있을 지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정부가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2주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캐시백 제도의 대면 소비 활성화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상태에서 돈을 쓰라고 하면 실제 소비가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만약 일시적으로 소비를 증가시키다고 하더라도 추후에 소비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소비진작 효과는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에 지출이 커졌던 상황에서 10·11월에 2분기 이상의 소비여력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달걀값 급등에 이어 우유·음료·화장품 등의 업체가 소비자 판매가 인상을 예고하고 내달에는 8년 만에 전기료 인상까지 예정돼 있어 생활 물가가 요동치는 것도 캐시백 제도 실효성에 의문을 더한다.
강동구에 거주하는 이모(여성·41세) 씨는 "매달 소비여력이 좋지 않다. 안쓰려해도 여름휴가 비용과 추석 연휴비용에 카드값이 상당한데다, 10월 카드 사용은 염두를 못내고 있다.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데도 무슨 근거인지 재난지원금 대상에서도 제외돼 씀씀이를 줄여야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더불어 국민지원금 사용액도 카드실적에 포함되면서 중복수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 사항이다. 국민지원금으로 25만원을 받은 상황에서 소비 증가분을 캐시백으로 환급받으면 이중으로 정책의 수혜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홍우형 교수는 "정부 재정 원칙상 중복수혜를 못하도록 돼 있는데 국민지원금을 지급받는 4인가구 기준으로 봤을 때 100만원으로 소비를 늘리고 다시 캐시백을 받으면 110만원의 혜택을 받아 중복 수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일명 신용카드 캐시백으로 불리는 상생 소비지원금 신청 첫 날 전체 대상자 4317만명 중 신청자는 136만명에 그쳤다. 자료/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