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발주한 소방전기공사 입찰에서 7년여간 담합한 존슨콘트롤즈인터내셔널코리아 등 23개사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이들이 담합해 입찰한 규모만 총 2600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방전기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23개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03억8100만원을 부과한다고 4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 내역을 보면, 존슨콘트롤즈인터내셔널코리아 19억1500만원, GFS 19억1200만원, 지멘스 14억300만원, 올라이트라이프 11억8000만원, 세이프시스템 6억9800만원, 우석전자씨스템 5억9500만원, 프로테크 5억5900만원, 씨엔이지에스 5억2100만원, 새솔방재 3억2400만원, 삼성방재 1억8200만원, 하이맥스 1억7300만원, 오씨에스엔지니어링 1억5400만원, 오성소방 1억200만원이다.

 

이어 케이텔 9600만원, 알티엘산업 9300만원, 웰시스템 8900만원, 지에스방재 8900만원, 에스엠테크 6900만원, 동하이앤에프 6500만원, 진성방재 6000만원, 신화방재 5200만원, 신화종합소방 5000만원 등이다. 회생절차를 거친 우창하이텍은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위반 내용을 보면, 해당 업체들은 지난 2011년 5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GS건설·현대건설 등 13개 건설사가 실시한 총 304건의 소방전기공사 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 사업자를 사전에 합의했다.

 

건설사들의 협력 업체로 등록된 이들은 304건의 입찰에 대해 사전에 낙찰 예정자 순번을 제비뽑기, 사다리타기 방식 등을 통해 각각의 입찰별로 낙찰 예정자 등을 정했다. 낙찰 순번은 낙찰 누진액, 영업 노력 등을 반영해 조정하기도 했다.

 

총 304건의 입찰 중 담합에 가담하지 않은 업체가 선정된 경우도 있지만, 3건을 제외한 301건에서는 이 23개사가 당초 합의한 대로 낙찰받았다. 입찰 규모는 총 2623억에 달하고, 평균 계약금액은 8억6000만원이었다.

 

공정위는 이들이 경쟁 입찰로 인한 저가 수주를 방지하기 위해 담합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숭규 공정위 카르텔총괄과장은 "이번 조치는 민간 건설사가 발주한 입찰에서 사업자들 간에 7년의 장기간에 걸쳐 은밀하게 이뤄진 다수 입찰에서의 담합을 제재한 것"이라며 "민간 건설 분야 발주 입찰 시장에서의 담합 관행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