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나온다고?…제약·바이오 실망매물 폭탄

의약품 업종지수 6% 급락, 대형 제약주 줄줄이 급락세
제약바이오 단기 조정 불가피, 해외서도 제약 투심 위축

입력 : 2021-10-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발표되면서 국내 대표 제약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관련한 치료제와 백신 개발로 주가가 올랐던 기업들에 대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이 있는 종목이 급등한 것을 제외하면 업종 전체의 투자심리 악화를 막기엔 연부족이었다.
 
5일 코스피 의약품 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7.99% 하락한 1만7171.89을 기록했다. 제약·바이오 대표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셀트리온(068270)도 각각 7.20%, 12.10% 급락했으며 셀트리온 계열 주식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2.84%), 셀트리온제약(068760)(10.21%) 등도 동반 하락했다.
 
대형 제약사인 유한양행(000100), 녹십자 등도 하락하면서 전체 의약품 지수에서 신풍제약을 제외하고 모두 줄줄이 내렸다. 이날 코스닥 제약 업종지수 역시 전일 대비 5.88% 떨어진 1만1401.42을 기록했다.
 
이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출시가 임박하면서 제약 업종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발매확대로 코로나19 수혜를 받았던 국내 헬스케어 업종의 주가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앞서 미국 제약업체인 머크는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및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국을 포함한 방역당국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구매해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머크의 몰누피라비르의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증 환자 대상 병원 입원율과 사망률이 5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머크는 연내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긴급사용을 승인 신청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로 경구용 치료제가 개발될 경우 코로나19 백신 관련 업체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서 연구원은 “중화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는 경구용에 비해 가격과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역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증시에서도 경구용 치료제가 발표된 당일(1일) 제약사의 주가가 동반 급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당시 백신 관련 기업인 바이오엔택(-6.7%), 모더나(-11.4%), 노바백스(-12.4%), 큐어백(-14.7%) 등도 급락했고 항체 치료제 업체인 비어(-21.1%), 리제너론(-5.7%) 등이 내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당겨진 ‘위드코로나’로 코로나 관련 종목에서 비코로나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하다”면서 “해외서도 백신과 치료제 관련 종목은 하락했고,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 또한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머크의 영향으로 홍콩 증시에서 제약주가 급락한 반면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 있는 종목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총 14곳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신풍제약(019170)만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풍제약은 전일 대비 7.64%(4400원) 상승한 6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아울러 미국 제약업체 머크와 관련 있는 종목은 상승했다. HK이노엔은 29.90(1만5700원) 오른 6만8200원,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HK이노엔은 지난 1월 머크와 공동판매 및 유통 계약을 완료한 바 있다.
 
5일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소식에 국내 제약사의 주가가 하락했다. 사진은 코로나 백신 접종 모습.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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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