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의료 인력을 확보하고,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국립의전원 (국립의학전문대학원), 공공의대 등을 의료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서부터 설치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또 난임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 정자은행' 설립도 요구됐다. 정부는 생명윤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는지에 대한 법적 검토와 사회적 공론화를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 문제를 짚으며 "국민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안정적인 의료인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성주 의원은 수도권과 지역 간 사망률의 차이가 크다고 꼬집었다. 그 이유로는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의 수, 의사 수 등 의료인프라에서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의대가 없는 곳에서는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대 증원이 당장 어려운 현실에서 의대가 없는 지역부터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올해 국립의전원 설치 예산으로 11억8500만원을 편성한 상태다. 그러나 관련 법안인 '국립공공보건의료 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안'의 통과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선 법안이 통과가 돼야 가능하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료계와 같이 논의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난임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 정자은행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주문도 이어졌다.
신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 주도 공공정자은행 설립이 필요하다"며 "지난 2015년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으나 당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린 바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난임부부 가운데 660건의 정자기증 사례가 있었다. 민간에서 정자를 받을 수 있는 은행도 일부 있으나 암시장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공공 정자은행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정자은행이 설립될 경우 돈을 받고 정자를 판매하는 불법 매매를 차단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난임부부 치료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신 의원은 "최근 정자를 상업적으로 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정자 공여 과정에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도록 공공정자은행 시스템 구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권덕철 장관은 “공공차원의 정자은행 설립은 모자보건법, 생명윤리법 등에서 우선 검토돼야 하고, 비혼 출산 등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우선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밖에 남자 간호대생의 대체 복무와 관련해서는 필요성에 공감하는 등 국방부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권 장관은 "이제 병역 의무뿐만 아니라 지역간 의료 격차가 있기 때문에 취약지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업무도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국방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병역 자원의 감소 부분을 국방부에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 문제를 짚으며 "국민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안정적인 의료인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양성일 복지부 1차관과 논의하는 권덕철 장관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