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시간 예술인 음악은 공기를 울리다 휘발된다. 음반 커버나 영상작업, 화려한 군무 같은 다양한 시각적 예술이 필연적으로 결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2009년 루시드폴 4집 ‘레 미제라블’이 그림책 작가 김동수의 그림으로 새롭게 그려진다. 문학성 있는 한국 대중가요 앨범을 뽑고 그 질감을 그림으로 그려온 ‘창비 노랫말 그림책’ 시리즈 일환.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노랫말을 강아지 ‘문수’와 반려인 ‘아빠’의 일상, 보드라운 그림체 이야기로 그려간다.
문수의 비밀
루시드 폴 지음|창비 펴냄
코로나19로 시계는 멈춘 듯해도 정원의 꽃들은 피어나고 사계는 순환한다. 작가의 집앞 공터는 식물이 자라나는 농장이 됐다가, 조카들이 눈을 굴리는 놀이터 그 역할을 달리해간다. 작가가 코로나 이후 써내려간 에세이를 책 한 권으로 엮었다. “쿠키 먹듯 쓴 일기”다. 일상으로부터 길어올린 에피소드로 시작해 목포항에서 본 세월호, 아동학대 사망사건 같은 사회적 질문까지 이야기는 확장된다. 일상과 세계 사이 빛나는 이야기를 발굴하려는 창비 ‘에세이&’ 시리즈 첫 책.
일기 日記
최정화 외 지음|마음산책 펴냄
소설가 정지돈이 서울과 파리를 걸으며 생각한 것을 담은 일종의 ‘도시 산책기’. 2020년 2월부터 9월까지 문학동네 웹진 ‘주간 문학동네’에 연재된 원고 30~50매 분량의 글 23편을 엮었다. “계획은 모두 망상에 불과하지 않은가. 산책을 이럴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건축과 영화, 문학 같은 ‘문화담’부터 생각은 우연과 리듬, 연결과 확장 같은 ‘추상담’까지 오르내린다. 걸음의 리듬은 글의 리듬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생각을 낳는다.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정지돈 지음|문학동네 펴냄
어느 날 가벼운 버스 사고를 당하고 정신을 잃은 수리와 류는 낯선 남자 부름에 눈을 뜬다. 깨어난 곳은 응급실이나, 어쩐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이상하다. 사람들 시선을 따라가보니 자신들의 육체가 누워있다. 그 옆 영혼 사냥꾼이라는 선령이 말한다. “죽은 건 아냐. 육체와 영혼이 분리됐을 뿐.” 일주 내로 육체를 되찾아야 저승길을 가지 않는 이들은 ‘영혼 없이 산다’는 현대인의 잔상을 곱씹게 한다. 주변 관계를 위해 자기 영혼을 외면해왔던 이들에게 울림을 준다.
나나
이희영 지음|창비 펴냄
‘나의 하루는 4시30분에 시작된다’로 전국에 새벽 기상과 자기계발 열풍을 일으킨 김유진 미국변호사의 새 책. 이번에는 ‘혼자 만의 시간’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한다. 저자 역시 홀로 유학생활을 하며 늘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고 고백한다. 각종 동호회와 모임을 찾아 다녔지만 혼자 돌아오는 길은 공허할 뿐. 홀로 좌절, 불안,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스스로를 구원한 것은 자기 만의 시간이었다고 한다. “자기 만의 시간을 두려워 말자. 놀라운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
김유진 지음|토네이도 펴냄
저자들은 인류를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존재)’ 대신 “무엇이 인류를 지혜롭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호모 프로스펙투스’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류를 지혜롭게 만드는 무엇은 ‘미래를 계획하고 대비하는 자세’다. 책은 ‘시뮬레이션’ 하고 ‘신뢰’하고 ‘공감’하는 전망적 사고가 인류를 어떻게 발전시켜왔는지 살펴준다. 변화를 10년 앞당긴 코로나 시대, 미래에 관한 이야기들이 더 자주 회자되는 이 시기에, ‘만약 그렇다면’의 중요성을 다양한 사례로 짚어준다.
전망하는 인간, 호모 프로스펙투스
마틴 셀리그먼 외 3인 지음|김경일, 김태훈 옮김|웅진지식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