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제기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 여부가 오는 14일 결정된다. 검찰이 김씨의 혐의에 대한 구체적 정황을 포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만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불거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 12일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횡령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에 대한 영장심사는 오는 14일 진행될 예정이다.
김씨에게 적용된 뇌물공여 혐의에는 무소속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퇴직금 50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화천대유 자금에서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가 진행하던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으로, 부지에 문화재가 발견돼 공사 지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문화재청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곽 의원의 아들 병채씨는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퇴직금 등의 사유로 '문화재로 인한 공사 지연 사유 제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7일 문화재청에서 당시 관련 업무를 맡았던 담당자 등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당시 곽 의원의 영향력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금껏 제가 밝힌 것처럼 저는 로비를 받지 않았고, 어떤 일에도 관여돼 있지 않다"며 "로비를 받고 무슨 일인가 했으면 자료도 남아 있을 텐데, 이런 것도 없이 무조건 뇌물이라고 덮어씌우고 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수사가 착수된 이후 제기된 이른바 '50억원 클럽'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녹취록에 나온 50억 약속 클럽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한다"면서 검찰의 수사 대상인 권순일 전 대법관 등 6명을 언급했다. 해당 명단에는 곽 의원도 포함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면서 녹취파일 19개를 제출받았고, 이 녹취파일에는 정관계 인사를 위해 김씨가 마련한 로비 자금의 규모가 총 350억원에 이른다는 대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도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김만배 회장이 350억원 로비 비용이 든다는 얘기, 비용 문제로 다툴 때 이게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다"며 "50억원씩 7분한테 35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그 얘기"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 있는 남 변호사는 조만간 귀국해 검찰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